여한솔 후보 “비정상의 정상화가 최우선…젊은의사들 죽지 않았다는 것 보여주겠다”

제25기 대전협 회장 선거 기호 2번 여한솔 후보…회의록 모두 공개‧수련교육 개선 TF 구축

제25기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여한솔 후보
제25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전협 회장 선거는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며 회장 당선인은 13일 오후 7시 정도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해에 대전협을 이끌게 될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8월 젊은의사 단체행동 이후 1년만에 다시 치뤄지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파업 과정에서 쓰디쓴 패배감을 맛본 전공의들을 다시 한번 고취시키고 분열된 내부 민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대전협 회장 선거를 맞아 각 후보의 성향과 정책, 전공의 현안에 대한 소신들을 가감없이 들어봤다.    
 
①주예찬 후보 "전공의협의회, 이름 빼고 다 바꾸겠다…젊은의사 파업 백서도 창간"
②여한솔 후보 “비정상의 정상화가 최우선…젊은의사들 죽지 않았다는 것 보여주겠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파업 이후 싸움은 장기전이다. 전공의들의 관심을 모으고 이를 통해 젊은의사들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회무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제25기 대전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여한솔 후보가 '비정상의 정상화'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전임 집행부의 운영상 아쉬운 부분을 개선해 정상화시키는 한편, '소통하는 대전협', '일하는 대전협', '투명한 대전협'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우선 부족했던 대전협 내부 소통을 위해 병원별, 과별 연락망을 다시 구축하고 회무에 대한 대의원 의견교류와 회원 피드백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그는 문제가 됐던 정보 비대칭에 대해서도 모든 내부 회의록을 공개해 투명하게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 후보는 전공의 수련교육 과정 개선을 위한 전공의-교수-정부 등으로 이어지는 테스크포스(TF) 신설도 구상 중이다. 각 학회 수련이사와 복지부 등 관계자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의견을 교류하고 수련교육 과정에 대한 전공의들의 의견을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대전협이 무조건 교수들과 싸우는 단체는 아니다. 복지부, 학회 수련이사들과 함께 일종의 TF를 만들어 자주 만나 수련교육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 후보는 "전공의법이 정착했지만 현장에선 EMR을 차단해 업무를 하는 등 꼼수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파업 이후 실망과 무기력감이 빠져 현안에 무관심해지는 순간 더 이상 전공의 사회 내부를 바꿀 수 없다. 상처받은 전공의 동료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젊은의사들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여한솔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Q. 대전협 한재민 회장 집행부에 대한 평가는?

한재민 회장 당선 당시부터 회무 경험이 없기 때문에 많이 힘들 것 같다는 예상은 했다. 부족했다기 보다 아쉬운 점이 있는데 집행부 인준이 늦어지면서 일손이 부족했고 제대로 된 업무가 사실상 힘들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본다. 이 때문에 중요한 전공의 현안에 대한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Q. 대전협 내부적으로 개선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최근 전공의 사회를 보면 아예 무관심으로 돌아섰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파업 이후 회의감에 젖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감과 좌절감을 벗어 던지고 다시 한번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다. 

Q. 내부 분열을 봉합하기 위한 대안이 있다면?

우선 집행부에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병원 인재들을 많이 섭외하려고 한다. 특히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회의 등도 많이 이뤄지니 다양한 지역과 병원 전공의 회원들의 참여가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요한 대외비가 아니라면 모든 회의록은 공개할 예정이다. 총회 때만 어떤 일들이 있었고 회무가 진행됐는지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는 형태에서 벗어나 모든 업무와 내부 회의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대전협 내부적으로 굉장히 진일보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이며 어느 정도 투명성을 담보하면서 분열과 정보 비대칭에 대한 갈증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는 전공의 내부 연락망이 다 무너진 상태인데 적절한 소통과 피드백을 위해 병원별, 과별 연락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정보 공유와 피드백을 적절히 수용할 예정이다. 

Q.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의견은?

우선 교수 직역에서 너무 많은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어 한쪽으로 치우진 경향이 있고 올해는 수평위 논의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한다. 코로나19라는 핑계 아래 수평위의 취지가 퇴색되지 않았나 싶다. 

향후 회장이 된다면 수평위에서 전공의들의 민원사항을 적극 해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교수 등에 대한 폭행, 임신 전공의 보호 문제 등 회원 권익 보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결하고 싶다. 

Q. 수련환경개선과 관련해선 어떤 회무를 구상하고 있는지.

수련교육 과정을 개편하기 위해 복지부를 통해 예산도 통과시킨 상태지만 관련 업무가 현 집행부에서 멈춰진 상태다. 이를 다시 추진하기 위해 전공의-교수-복지부로 이어지는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각 학회 수련이사, 관련 복지부 관계자 등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더 나은 수련환경과 교육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다. 우선 내과 등 메이저과를 위주로 해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Q. 대한의사협회와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예정인가.

이필수 회장은 회무 방향 자체가 투쟁보단 소통에 목적이 있다고 본다. 파업 당시 대전협과 의협이 갈등을 빚긴 했지만 의협이 있어야 대전협이 있고 현재는 젊은의사들의 패기와 선배들의 노련함이 함께 필요한 때라고 본다. 적절한 협조와 함께 발 맞춰 각종 현안들을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Q. 전공의 노동조합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과 함께 한재민 회장은 병원별 노조 설립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노조와 관련한 향후 계획은?
 
현재 상황에서 개별 노조를 당장 만드는 것은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고 본다. 파업이 실망감으로 끝난 이후 각 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굉장히 피로감이 많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에 반기를 드는 노조를 만드는 것은 전공의 대표와 대전협 모두에게 리스크가 많은 일이다. 꼭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당장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노조 설립에 드라이브를 걸진 않을 예정이다. 

Q. 회장이 된다면 현 한재민 회장, 상대 후보인 주예찬 전공의를 집행부 일원으로 함께 할 의사가 있는지?

의견만 일치한다면 전임 집행부 등의 참여는 환영이다. 열린자세로 니편내편 가르기보단 훌륭한 인재들이 있다면 함께 하려고 한다.

Q. 향후 의정협의체가 코로나19 안정기 이후 다시 발족될 예정이다. 대전협 수장으로서 의정협의체에서의 논의 방향성과 출구전략은?

의대정원확대와 공공의대 문제는 원론적인 반대는 변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측에서 강행하려는 의사를 보인다면 다시 한번 투쟁의 불씨를 살릴 수도 있다고 보고 의협과 뜻을 같이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전공의 회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

회장에 당선된다면 임기 내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려고 한다. 여당과 야당을 가리지 않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만나 의견을 교류하고 전공의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고 본다. 이전에는 정부, 국회 등과 정기적인 의견 교류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현재는 파업 이후 이런 것들이 모두 끊긴 상태다. 다시 이 같은 대외협력 라인을 개통시켜 전공의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또한 내부적으로도 언제까지 편가르기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이제는 젊은의사들의 패기와 선배들의 관록을 합쳐 신구의 조화를 모색해야 할 시기다. 기피과 문제와 더불어 진료보조인력(PA), 수술실 CCTV 등 다양한 의료 현안에 집중하면서 파업 이후 무기력해진 전공의 사회에 장기전을 준비할 수 있는 에너지와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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