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업 전환한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의 과제…교육·연구·병원 시스템 개선

김준환 교수, 의대생 특별교육…"입원환자 안전과 만족도를 위한 오케스트라 지휘자 역할"

메디게이트뉴스-의대생신문-메디컬 매버릭스 의대생 특별교육 
메디게이트뉴스는 매년 방학을 맞이해 의대생 인턴기자와 의대생신문 기자들로 구성된 의식 있는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분들을 초청해 별도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1일 특별히 비임상 진로 의대생 네트워크 메디컬 매버릭스와도 함께 하는 의대생 대상 온라인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원하는 강의 주제와 만나보고 싶은 연자는 전부 의대생신문, 메디컬 매버릭스 의대생들이 제안했습니다. 의대생신문에 게재된 각 교육의 주요내용을 소개합니다. 
 
①최근 의료소송과 의대생이 알아야 할 의료법 –박형욱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박형욱 교수(의사 겸 변호사)   
②입원전담 전문의 본사업 전환 이후 긍정적인 측면과 해결해야 할 과제- 김준환 서울아산병원 진료교수 겸 입원전담전문의협의회 홍보이사
③일차의료기관에서 느끼는 제도적인 문제점과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진료현장에 접목할 때 어려운 점-두진경 어비뇨기과 원장
④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한 전망과 의대생이 준비해야 할 일- 이영한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⑤바이오-헬스케어 산업 고성장 시대, 미래 의사의 역할 변화-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상무(산부인과 전문의) 
 
사진=서울아산병원 김준환 진료교수 

[의대생신문 김현 기자(편집장) 연세대 원주의대] 김준환 교수님은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5년째 활동 중인 입원전담전문의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초창기부터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이 분야에서는 ‘골수’이신 선생님이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내과 전문의로 수련을 받다가 당시 도입 중이던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동할 기회가 생기셨다고 한다. 김준환 교수님은 여러 매체를 통해 병원 안팎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소개하고 알리려고 노력 중이다. 

2016년도 9월에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는 마침내 올해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전환 첫 해인 2021년이야말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정착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김준환 선생님께서는 ‘본 사업 이후의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 주셨다. 입원전담전문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입원전담전문의란? 

간단히 말하자면 입원전담 전문의는 ‘입원 환자’를 보는 전문의이다. 김준환 선생님께서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빗대어 표현하셨다. 입원환자를 보는 의료진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입원전담전문의, Hospitalist라는 용어와 개념은 1996년 왓쳐(Watcher)라는 의사에 의해 헬스케어 시스템에 도입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의사가 외래 진료와 입원 환자 케어를 동시에 하다 보니 입원환자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기 어려웠고, 24시간동안 입원환자를 관리하기 위해 당직을 설 인력이 부족했다. 또한 고령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통합 진료와 야간 및 주말에 증가하는 사망률, 2003년부터 도입된 주 80시간 근무 제한도 Hospitalist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된 요인으로 한몫 했다.

우리나라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도 미국과 비슷하다. 우선 환자 안전과 관련한 논의가 있어왔다. 또 전공의법, 내·외과 전공의 3년제 전환 등으로 입원 환자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해진 상황이 발생했다. 인력을 충원하는 것을 넘어서서 입원환자에 대한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관리를 위해 2016년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시작됐던 것이다.

한국의 입원전담전문의 현황

2021년 4월 기준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수는 279명이다. 2016년 9월 56명보다 약 5배 증가했고 총 53개의 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입원전담전문의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과는 내과, 외과, 소아과이다. 또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도 generalist로서 입원전담전문의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시범사업의 효과들을 살펴보면 재원기간 단축, 전체 의료비용 절감, 합병증 발생률 감소, 환자 및 동료들의 만족도 상승이 있다. 특히 복합 질환을 가진 환자에 있어서 입원전담전문의가 더 도움이 된다고 한다. 

본 사업 전환 

본사업으로 전환되며 생긴 가장 큰 차이는 ‘입원환자 전담전문의 관리료‘를 산정하게 되는 것이다. 특정 조건(예를 들어, 운영 형태, 환자와 의료진 비율 등)을 만족해야 관리료를 산정할 수 있다. 산정된 관리료가 적절한 의료수가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관리료 산정 기준이 간소하고 계량화돼야 한다.

시범사업과 본사업의 차이 중 하나는 최소 전담전문의 수다. 2인 이상부터 진료료를 산정할 수 있었던 시범사업과 달리 본사업에서는 한 명의 입원전담전문의만으로도 본 사업 수가가 발생한다. 물론, 배치기준, 환자수 대비 전담전문의 수 비율 등의 산정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따라서 본사업으로 전환되면 한명만으로도 수가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 많은 관리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예상만큼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진 않다고 한다.

문제는 바로 인력 관리이다. 첫 번째는 만약 전문의의 급작스러운 퇴사로 인해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산정 기준을 만족하지 못해 3개월 동안 관리료가 삭감되거나 관리료를 청구할 수 없다. 따라서 인력에 변화가 생기면 미리 대체인력을 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리 대응하기는 어렵다.

두 번째로는 인력이 특정 운영 모델로 쏠리는 현상이다. 현재 입원전담 전문의 운영 모델은 3가지 형태로 나뉜다. 바로 1형(주 5일형-주간), 2형(주 7일형-주간), 3형(주 7일형-24시간)이다. 현재 김준환 교수님께서 활동하고 계신 병동은 3형 모델로서, 한 병동 당 최소 다섯 명 이상의 입원전담전문의로 운영되고 있다. 최소 다섯 명이서 7일씩 주간, 야간, OFF를 돌아가며 맡는 것이다. 3형 모델이 환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좋으나, 입원전담 전문의 입장에서는 쉽지만은 않은 근무환경이다. 3형 모델 인력이 부족하면 1형과 2형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수도권과 큰 병원으로의 의사 쏠림 현상이다. 수도권과 지역 간 입원전담 전문의의 역할은 차이가 없고, 오히려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운영모델을 개선하며 적응해가고 있다. 다만 입원전담 전문의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는 지원자 수, 모집하는 인원수, 근무 환경에서 발생하는 차이 때문에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으로 의사 쏠림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 병동 소개 

김준환 선생님께서는 약 5년간 병동을 운영하시며 입원전담전문의 병동 운영 방식을 두 가지로 정리해주셨다. 첫째는 다음과 같다. 만약 심장내과 진료를 본 환자에게 호흡기 관련 문제가 동반돼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외래에서 입원장을 발부해 MHU(통합내과 병동)에 입원하는 것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심장내과 외래 교수와 함께 고민하고, 호흡기내과 교수에게 협진을 요청하며 치료를 한다.

둘째는 응급실에서 입원장을 발부하는 경우다. 이 경우 환자는 대부분 진단이 명확하지 않고 급박한 상황이므로, 입원전담전문의가 집중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세부 분과 교수에게 협진을 요청한다. 추가로 올해 상반기부터는 다른 과에서 전과를 하고 입원전담전문의가 환자를 받아오는 형태도 생겼다고 한다.

입원전담 전문의는 과연 지속가능한 모델인가? 

입원전담 전문의가 지속적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입원전담 전문의의 독립적인 진료 권한이 필요하다. 나아가 입원전담전문의가 입원환자를 다루는 의료진들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여러 측면에서 노력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내과 전문의 진료과목에 hospitalist가 있다. 또한 연구자, 교육자, 행정가로서의 ‘Academic hospitalist’상을 제시하며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김준환 교수님은 비록 현재는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이 진료에 중심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육, 연구, 병원 시스템 개선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학제적 진료, Bed side teaching, 입원의학 정착을 위한 연구, 환자 안전과 병원 시스템을 개선하는 지표들을 관리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 등은 입원전담 전문의가 해낼 수 있는 독특한 역할들이다. 

현재 김준환 교수님께서는 3형 모델로 근무를 하고 계신다. 야간 근무의 어려움도 분명 있지만 또 잘 활용하면 오프 기간 동안 원하는 연구,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하셨다. 외국의 입원전담전문의들은 일주일이 아니라 이주일 이상 오프 기간을 활용해 연구 등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오프기간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인력 배분 문제도 차츰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Q: 입원전담 전문의를 하기 위한 교육과정이 마련된다면 주로 무엇을 배우게 될까요?
A: 다양한 질환들을 넓게 보면서 해결하는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조직내 관계, 인간 관계에서의 갈등 시 대처능력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입원전담전문의는 팀으로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Q: 서울과 지방 병원에서의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에 차이가 있나요?
A: 각 병원에 맞는 모델들을 제안하면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따른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Q: 입원전담전문의를 시행하는 데 더 적절한 과가 있을까요?
A: 주로 내과, 외과 등의 메이저과, 그리고 소아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과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입원환자를 많이 보는 과가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도 마찬가지고요.

Q: 우리나라의 보험제도에서 입원전담전문의의 전망은 어떤가요?
A: 환자와 보호자가 만족하는 제도를 없애는 것은 어렵습니다. 한 번 신설된 제도를 없애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험 재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제도가 본 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도 환자와 보호자가 만족하고 의료 서비스에도 효과가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지게 될 재평가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도록 환자와 보호자에게 제도의 장점을 홍보하고 만족도를 더욱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현 보험제도에서 입원전담전문의가 잘 운영될 수 있을지 사전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적절한 의료수가를 책정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대한민국 의사수가 13만명입니다. 그 중에서 입원전담 전문의 수는 전체 의사 수의 10%를 넘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것들을 고민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입원전담 전문의의 전망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여러 기관, 학회가 힘을 합쳐서 앞으로 마주하게 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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