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폐암에서 처음으로 ‘EGFR 변이’의 분포를 정량적(수치)으로 측정해 예측 정확도를 유의미하게 높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허재성·병리과 노진 교수팀(박준형 연구원)은 폐암 환자 868명의 병리 데이터를 딥러닝 기법을 이용해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EGFR 변이는 폐암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에서 흔히 발생하는 돌연변이로, 이를 타깃으로 하는 항암치료제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이번 예측 모델은 기존 모델보다 폐암 환자에서 향후 EGFR 변이 발생 가능성을 더 정확하게 예측함으로써 빠르고 효율적인 스크리닝과 개인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
연구결과를 보면 이번에 개발한 모델의 성능은 AUROC 0.7680, AUPRC 0.8391로, 기존에 병리 데이터 분석에서 주로 사용되는 모델 MHIM(0.7441, 0.8098), DSMIL(0.7210, 0.7904)에 비헤 더 정확한 EGFR 변이 예측을 보였다.
연구팀은 종양 조직 내 EGFR 변이의 분포를 정량화할 수 있는 EMP(EGFR Mutation Prevalence) 점수를 최초로 이용해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 EMP 점수는 단순히 EGFR 변이의 존재 여부를 넘어, 변이의 분포와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다.
또 EMP 점수와 폐암의 조직학적 패턴 간의 관계도 분석했다. 그 결과 높은 EMP 점수는 EGFR 변이가 자주 발생하는 유두상 패턴(papillary)과 선방(acinar) 패턴이, 낮은 EMP 점수는 고형(solid) 패턴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에 알려져 있는 패턴으로, EMP 점수가 실제로 EGFR 변이의 조직학적 패턴을 잘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박준형 연구원은 "정확한 EGFR 변이 발현 정도의 측정은 EGFR 변이 종양 환자의 예후 판단과 치료 계획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진 교수는 "한국인 폐암 환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했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폐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에서 돌연변이 진단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허재성 교수는 "AI를 활용한 정밀의료를 보여준 사례로, 한국인 폐암 환자의 최적화된 진단 방법을 제시했다. 향후 기존 진단 기술의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10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Pathology: Clinical Research’에 ‘Deep learning-based analysis of EGFR mutation prevalence in lung adenocarcinoma H&E whole slide images(폐 선암 H&E 전슬라이드 이미지에서 EGFR 돌연변이 발현율에 대한 딥러닝 기반 분석)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 데이터셋 구축사업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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