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4개월째 수업 거부에도 국시 예정대로?…본과 4학년 "사실상 응시 포기"

국시원, 9월 의사국시 공고…수업 거부로 준비 안 된 본과 4학년 응시 포기에 내년 의사 배출 1/10 수준 예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F학점’을 받아도 진급할 수 있도록 학사 운영을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올해 의사 국가시험은 기존 일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당장 오는 9월부터 의사 국가시험이 시작되지만, 정작 응시 대상자인 본과 4학년은 지난 2월부터 휴학계를 제출하고 넉 달째 강의를 듣지 않아 사실상 의사국시 응시를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도 배출될 의사 수는 평년의 10%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과대학 본과 4학년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있지만,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오는 7월 22일부터 7월 26일까지 2025년도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 원서를 받고, 오는 9월 2일부터 11월 4일까지 시험을 시행한다고 공고했다.

예정대로라면 본과 4학년 졸업 예정자 3000여명이 시험에 응시했겠지만, 현재 의대생 90% 이상이 수업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시험 응시자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수업 거부 중인 모 의과대학 재학생 A씨는 "2월부터 학교를 나가지 않은 지 4개월이 넘었다. 학교에서는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모든 것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런데 정부가 예정대로 9월에 의사 국시를 보겠다고 해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A씨는 "강의를 4개월째 듣지 않았고, 의사국시 실기시험에 대한 준비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학교에 돌아갈 계획도 없다. 사실상 의사국시는 치룰 수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일부 의대생 중에는 개인적으로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지만,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일반 표준화 환자(모의환자)를 진료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개인적인 준비가 어려워  대다수 학생은 사실상 의사국시 준비가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이렇게 의대생들이 실제로 의사국시에 응시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에 배출될 의사 수는 평균 3000명 이상의 10%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F학점을 맞아도 진급을 시켜주겠다는 파격적인 학사운영 개편안을 발표할 정도로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으려는 이유는 의사 배출과 관련이 깊다. 하지만 그런데도 의대생들은 학교로 돌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당장 의사국시 거부가 아니라, 의사국시 응시 불가 상황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도에 배출될 의사 수는 기존의 1/10에 불과할 것"이라며 "의대생들이 의사국시까지 거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대로라면 사실상 의사국시를 응시할 수 있는 학생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배출되는 의사 수 감소로 인한 의사 수급난 문제를 우려해 지난 2020년 의대생들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의사국가시험을 거부했을 당시에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의사 국시 일정을 1주일 연기해 학생들에게 기회를 줬고, 그럼에도 응자가 446명으로 응시 대상자의 14%에 불과하자 이후 추가 시험 일정을 마련했다.

한편, 현 정부는 의사국시 연기에 선을 그었지만 대학들이 추가 시험 실시 등의 요청을 제기함에 따라 교육부도 복지부와 함께 의사국시 연기 및 의사국시 추가 시험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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