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릴리, GLP-1 비만약 덕에 생산시설 계속 확장…다음 후보물질도 3상 진입

기존 시설 확대 및 새 공장 건설에 수십억 투자…경구제·복합제·삼중작용제 등 '넥스트'도 대기 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노보 노디스크(Novo Nodisk)의 베스트셀러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강력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의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하며 새로운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급증하는 비만 치료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두 회사 모두 생산시설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다음 후보물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GLP-1 약물은 이미 허가 단계에 진입했고, 나머지 약물은 2026년 이후 허가를 위한 3상 임상시험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두 회사의 비만 치료제 판매 현황은 어떻고, 향후 기대를 모을 후보물질의 개발 단계는 어떠한지 알아봤다.

노보·릴리, 주1회 GLP-1 약물 수요 급증으로 계속해서 생산시설에 투자

최근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3분기 약 84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8% 수준이다. 이 같은 성장세는 3분기 17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린 비만 프랜차이즈에 의해 주도됐다.

특히 위고비 매출은 약 13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30% 치솟았다. 3분기까지 9개월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490% 성장한 31억 달러에 달한다. 놀라운 점은 위고비 출시 국가는 아직 미국과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영국, 아이슬란드, 스위스 등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같은 성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Ozempic)역시 9개월 누적 매출 약 94억 달러로 전년 대비 59% 성장하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노보 노디스크는 생산 확충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달에만 두 번이나 대규모 제조 시설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덴마크와 미국, 프랑스, 브라질, 중국에 5개 전략적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 중 덴마크 칼룬보그에 있는 제조 공장 확장에 430억 덴마크 크로네(약 8조 2500억원), 프랑스 샤르트르에 위치한 제조 공장 확장에 160억 덴마크 크로네(약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이를 바탕으로 GLP-1 생산 능력을 포함해 제조 용량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릴리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같은 성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에 이어 젭바운드까지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앞두고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최근 1년간 제조 운영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생산 시설에 17억 달러(약 2조2000억원),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공장에 5억 달러(약 6500억 달러) 이상, 인디애나주 생산 시설 두 곳에 16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11월에는 독일 알체이(Alzey)에 대규모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투자 규모는 25억 달러(약 3조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생산 시설 확충과 함께 다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도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다.

릴리, 경구제 '오포글리프론'와 삼중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 3상 진입

릴리의 젭바운드는 GIP, GLP-1 이중 작용제로 주1회 투여하는 피하 주사제다. 반면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은 하루 1회 경구 복용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올해 6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시험 를 시작했다.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2027년 9월 종료를 목표한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하는 3상 역시 6월 시작했다. 이 연구의 목표 종료일은 2025년 6월이다.

9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발표된 ,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에서 26주차 평균 체중 변화는 -8.6%에서 -12.6% 사이(위약 -2.0%)였다. 36주차 오포글리프론 투여군의 46~75%에서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위약 9%).

이어 주1회 피하 투여하는 GIP, GLP-1, 글루카곤 삼중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도 3상 단계에 진입했다.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2100명을 대상으로 하는 3상 임상시험 과 제2형 당뇨병 동반 환자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3상 를 7월 시작했고, 두 임상시험 모두 2026년 5월 종료를 목표하고 있다.

8월 NEJM에 게재된 24주 후 레타트루타이드군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7.2%에서 최대 -17.5%였고(위약 -1.6%), 48주 뒤에는 -8.7%에서 최대 -22.8%까지 관찰됐다(위약 -2.1%). 레타트루타이드 8㎎과 12㎎ 투여군의 100%가 48주 뒤 체중의 5% 이상을, 90% 이상이 체중의 10% 이상, 80% 가량이 체중의 15% 이상 줄이는데 성공했다.

노보,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허가신청 단계 진입…복합제 '카그리세마' 3상 진행 중

노보 노디스크는 주 1회 투여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에 췌장 폴리펩티드 아밀린의 장기 지속형 유사체 카그릴린티드(cagrilintide)를 결합한 주 1회 피하투여 복합제인 카그리세마(CagriSema)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란셋(Lancet)에 게재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치료 32주 뒤 체중 감소 비율은 카그리세마군이 15.6%로, 세마글루티드(5.1%)와 카그릴린티드(8.1%) 개발 투여 시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3400명 대상 3상 를 시작했으며, 목표 종료일은 2026년 10월이다. 이 외에도 제2형 당뇨병 환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3상 를 올해 2월 시작해 2025년 1월까지 진행할 예정이고, 최근 릴리 젭바운드와 직접 비교하는 도 시작했다.

현재까지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하루 1회 먹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티드다. 이미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 1300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8월 를 보면, 세마글루티드 50㎎의 68주차 체중 감량 비율은 15.1%(모든 사람이 치료를 준수한 경우 17.4%)로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노보 노디스크 개발 담당 부사장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는 "이 결과는 위고비라는 이름의 비만 주사제 세마글루티드 2.4㎎을 사용한 STEP 1 임상시험과 비슷한 체중 감소를 보여준다"면서 "매일 복용하는 정제 또는 매주 주사하는 비만 치료제는 환자와 의료진이 개인 치료 선호도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50㎎은 올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규제 승인 신청을 예상하고 있으며, 글로벌 출시는 포트폴리오 우선순위와 제조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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