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이비인후과 의사,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

故 이원태 원장, 지난해 말 확진 후 치료 중 유명 달리해...이비인후과의사회 "의사자 지정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에 감염된 60대 이비인후과 의사가 유명을 달리해 의료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에서 이비인후과의원을 운영하던 고(故) 이원태 원장이 코로나19로 투병 끝에 13일 사망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최근까지 치료를 받아왔다. 
 
고인은 코로나 확진 전까지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이 건강했다는 전언이다. 동료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건강했던 이 원장의 갑작스런 부고에 황망해하면서도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비전이비인후과의원 문인희 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은 활달한 성품에 정도 많고 건강해 매주 등산을 즐겼기 때문에 그렇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환자를 더 잘 보겠다는 마음으로 본분을 다한 탓에 어이없이 목숨을 잃게 되신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신광철 공보부회장은 “과거 집행부에서 함께 일하며 개인적으로도 친했다”며 “진료 현장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데 굉장히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고 했다.
 
실제 이비인후과의 경우 진료를 위해선 내원 환자들이 마스크를 내리고 입을 벌려야 해 다른 어느 과들보다도 감염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전국 이비인후과 의원 2570곳 중 75%가량이 자가격리 등 방역 조치를 당한 경험이 있을 정도다. 이원태 원장에 앞서 지난달 19일에도 경기도 광명시 소재 이명호이비인후과의원 이명호 원장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이에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감염 예방을 위해 페이스쉴드 등 4종 보호구를 착용하고 진료하지만 이런 장비들도 완벽하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환자를 보다 잘 진료하기 위해 매일 위험을 무릅쓰고 있는 셈이다.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황찬호 회장은 이번 일과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환자들을 돌보다 돌아가신 것인 만큼 국가에서 의사자로 지정하거나 적절한 보상과 지원을 해야한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환자를 진료하던 의사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유명을 달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에는 경북 경산에서 30년간 내과의원을 운영해왔던 허영구 원장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다 감염돼 사망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장내과의원을 운영하던 장청순 원장이 같은 이유로 투병 중 사망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고 허 원장의 공을 인정해 지난해 4월 보건의 날에 허 원장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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