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GATE NEWS 재차 등장한 전문의 시험 면제 주장...학회·대전협 반대

기사입력시간 21.12.22 10:29최종 업데이트 21.12.22 12:04

재차 등장한 '전문의 시험' 면제 주장...학회·대전협 '반대'

국립대병원장들 코로나 대응위해 전문의 시험 면제 건의...전공의들 "부적절 주장..미봉책 불과"

국회 교육위원회 조해진 위원장과 국립대병원장들의 간담회 모습. 사진=조해진 의원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립대병원장들이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투입되는 전공의들에 대한 전문의 시험 면제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위중증환자 급증으로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불거지자 내놓은 제안인데 정작 관련 학회와 당사자인 전공의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문의 시험 면제는 미봉책에 불과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국민건강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을 비롯한 국립대병원장들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조해진 위원장(국민의힘)과 간담회에서 코로나 중환자 진료 전공의들에 대한 전문의 시험 관련 인센티브 제공 및 면제를 건의했다.

김 병원장은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내과·응급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등의 전공의들은 전문의시험 준비 때문에 환자 치료에 투입이 어렵다”며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참여하는 전문과 전공의들에게 전문의시험에 이점을 주고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윤환중 병원장 역시 “코로나19 병상 추가 확보를 위해서는 의사인력이 필요하다”며 “내과 3년차 전공의들의 전문의 시험을 면제해달라”고 김 병원장 의견에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한내과학회는 이미 최근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이 같은 제안을 받고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내과학회 김영균 이사장은 “최근에 복지부에서 의견을 타진해와서 (전문의 시험 면제는) 곤란하다고 답했다”며 “전시상황이면 모르겠지만 코로나19를 전문의 시험 완화와 연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부족 문제는 병원들이 코로나 진료에 참여하는 과들을 확대하거나 정부가 간호사 등 인력 지원을 해줘야 할 사안”이라며 “전문의 시험 면제는 전공의들에겐 코로나19 총알받이가 되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아직까지 복지부로부터 요청이 온 바가 없어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김재환 이사장은 “학회쪽으로 연락이 온 것은 없다”며 “전문의 시험 면제는 수련, 고시와 모두 연결돼 있는 것이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해에 이어 재차 불거진 전문의 시험 면제 논란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당시 복지부는 전공의들의 코로나19 대응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대전협과 대한의학회에 전문의 시험 면제를 제안했다가 거센 반대에 직면한 바 있다.

대전협 여한솔 회장은 “지난해에 일단락 된 건을 왜 다시 들고나오는지 모르겠다. 굉장히 불쾌하다”며 “타과 교수들 투입 등 다른 가능한 대안은 내버려둔 채 전공의들과 전혀 상의도 없이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 시험 합격률이 90%가 넘으니 면제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의사국시 응시생들에게도 시험을 면제해 의사면허를 주고 코로나19 진료에 투입해야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대전협 서연주 수련이사는 “특정과의 전문의 자격에 대해서는 전문학회나 의학회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국립대병원협회 차원에서 거래를 할 수 있는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전공의들이 위험한 코로나19 현장에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병원차원에서 보상이나 보호 대책 등은 전무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문의 시험 면제까지 논의하는 것은 전공의를 단순히 값싼 인력으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이사는 "팬데믹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근본적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며 "전문의시험 면제 같은 미봉책이 아니라 전문 인력의 고용과 유지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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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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