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의사들 구속하고 중형 구형하더니 뒤늦게 '무죄'…그 사이 바닥친 지원율 어쩌나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191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의료진 전원 무죄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비극적인 사고가 터졌다. 신생아 4명이 1시간 30분 만에 차례로 숨졌다. 이 비극적인 사고에 사람들은 분노했고, 중환자실을 담당한 의료진에게 전 국민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전 국민들의 분노와 모든 언론의 경쟁 보도 속에 결국 관리 감독 소홀 혐의로 의료진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의료계에서는 의료의 특성상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불가항력적 사고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무죄 추정의 원칙’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범의 우려와 증거인멸의 위험이 없음에도 의료진은 구속됐고 중형이 구형됐다. 

그리고 5년 뒤 2022년 2월 16일, 서울고법 형사8부는 검찰의 항소심에서 의료진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에 대해 "추론에 근거하고,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가능성은 배제한 채 불리한 가능성만 채택해 조합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전원 무죄라는 합리적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동안 검찰이 의료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구속수사를 하고, 중형을 구형한 후 신생아를 전담하는 소아청소년과는 극도의 기피과로 분류됐다"며 우려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과의 지원율은 사건 이후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101%로 정원을 채웠지만 2020년 78.5%, 2021년 37.3%, 코로나가 겹친 2022년에는 23%를 기록해 모든 과목 중 핵의학과 다음으로 낮은 지원율을 기록했다. 소아청소년과 전체의 지원율이 이러한데, 소아중환자실을 담당할 세부 인력은 한동안 전국적으로 공백기에 놓일 것으로 확실시된다.

소는 되찾았지만 외양간은 불타서 없어졌고 재건은 무척 힘들어 보인다. 저출산과 난임, 산모 고령화 추세 속에 태어나는 아이들이 건강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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