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수면부채' 시달린다... 일주일에 5시간 13분 수면 시간 부족

[세계 수면의 날 특별기획] 미국수면재단, 수면 부족으로 우울증 상관관계 가능성...소비자의 82%는 더 좋은 수면 원해

 
'세계 수면의 날' 특별기획 

세계수면학회(World Association of Sleep Medicine, WASM)는 수면과 관련된 의료·교육·사회적인 문제를 환기시키고, 수면장애를 예방·치료함으로써 수면질환과 관련된 사회적인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매년 낮과 밤이 똑같아지는 춘분 직전 금요일을 '세계 수면의 날' (World Sleep Day)로 정하고 있다. 올해 세계 수면의 날은 3월 17일이며, '수면은 건강에 필수적이다(Sleep is Essential for Health)'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세계 각지에서 관련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세계 수면의 날에 발표된 수면건강과 수면산업의 주요 내용을 모아서 다뤄본다.  

①경제 불황에 불안·우울로 잠 설치는 사람↑…한국인 85% 수면의 질 저하 증상 경험
②수면장애가 산업계에도 큰 영향...디지털 치료기기 1호 '솜즈', 불면증 치료제로 포문
③스탠퍼드대 쿠시다 교수 "실험실에서 하는 수면 연구, 5~10년 안에 집에서도 할 수 있을 것"
④수면 검사와 불면증 치료 '스마트폰'으로 집에서 해결되는 시대 올까 
⑤치매‧심뇌혈관 질환과도 관련된 '수면'…"건강에 꼭 필요한 수면" 강조
⑥한국인 '수면부채' 시달린다... 일주일에 5시간 13분 수면 시간 부족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한국인은 주당 평균 5시간 13분의 '수면부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한 달로 계산하면 21시간이고 일년으로 하면 200시간이 달하는데, 그만큼 수면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17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에이슬립이 주최한 '슬립 테크 라이프 2023'에서 해외 연자들은 대중의 수면 건강을 위해 정부는 물론 의료전문가,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인과 한국인의 수면시간. 미국수면재단(NSF) 조셉 덜제브스키 부회장(VP) 발표자료. 

한국인 필요한 수면시간 7시간 14분, 일주일 수면부채 5시간 13분 

미국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 NSF) 조셉 덜제브스키 부회장(VP)은 ‘대중들의 수면 건강 연구를 통한 인사이트 도출’ 강연을 통해 코로나19 이전에 진행된 한국과 미국의 수면건강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은 주중에는 7시간 2분 자고 주말에는 7시간 29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필요한 수면시간은 7시간 33분으로 일주일에 2시간 43분의 수면 부채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부채는 필요한 수면시간에서 실제 자는 시간을 빼는 것이다. 

한국인은 주중에는 6시간 11분 자고 주말에는 7시간 15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필요한 수면시간은 7시간 14분으로 일주일당 수면 부채는 5시간 13분으로 나타났다. 이를 한달 단위로 계산하면 21시간 정도이고 일년으로 하면 200시간이 될 정도로 수면 부족 문제를 안고 있었다. 
수면방해 요소 연구결과.  

미국인의 6%는 잠을 잘 못잔다고 하고 한국인은 26%에 해당해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한국인은 미국인의 무려 4배였다. 한국인의 수면에 가장 큰 방해 요소는 일과 재정 문제가 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층간 소음 등 이웃 문제로 31%, 본인이나 가족 문제 26%, 사회정치적 문제 10% 였다. 

특히 스스로 불면증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미국은 20%인 반면, 한국은 31%가 잠을 잘 못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덜제브스키 부회장은 특히 잠을 못자는 것은 우울증 증상을 보이기 쉽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아직까지 정확한 수면 시간과 우울증 증상의 연관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한국인 성인은 하루에 6시간 11분만 잔다고 했기 때문에 적절한 수면시간인 7시간 보다 훨씬 적어서 우울증 증상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 82%는 더 좋은 수면 원하는데, 절반은 수면건강 방법 몰라 
미국수면재단(NSF) 존 로포스 회장(CEO)

미국수면재단(NSF) 존 로포스 회장(CEO)는 ‘공공 건강으로서의 수면 건강’ 발표를 통해 수면건강이 곧 공중 보건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수면재단은 지난 40여년간 비영리기구로 활동해오면서 대중을 상대로 수면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수면건강의 지표를 올리는 동시에 전반적인 건강까지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수면재단 연구결과, 전체 소비자의 82%는 더 좋은 수면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강한 수면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50%에 미지치 못했다.

로포스 회장은 “건강의 중심에는 건강한 수면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면건강에 대해 의료계 뿐만 아니라 정책입안자, 산업계 모두 나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건강을 위해 접근이 쉬운 방법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사회단체들은 학교에 등교시간을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반 대중에게 수면건강을 위한 각종 활동의 선택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수면과 관련한 이론과 연구를 발표해 지식을 제공하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수면재단은 궁극적으로는 수면에 대한 대중의 행동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 내 뿐만 아니라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활동할 계획도 있다. 수면건강은 졸음운전 등 안전과 연결되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슬립헬스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고 기술 표준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과학과 데이터, 인사이트 등을 바탕으로 건강한 수면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연구결과를 제공하겠다. 수면의 질, 수면의 만족도, 가상수면은 물론 팬데믹 기간동안 수면습관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후 수면 시간에 대해 연구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어느 정도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을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의 여러 단체나 개인별로 건강 상태에 따른 적절한 수면시간을 확인하고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7시간이 가장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수면건강과 관련된 정보나 서비스가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면은 인간의 건강에 중요한 축...잘 자는 것이 중요  
세계수면학회 태동 주체인 쿠시다 교수(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스탠퍼드대 수면의학과 클리트 쿠시다 교수는 ‘세계 수면의 날 소개’를 통해 세계수면학회가 제정한 세계 수면의 날을 소개했다. 매년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 직전 금요일로 제정했으며, 수면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국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수면학회는 세계수면의학회와 세계수면연맹이 통합이 되면서 2015년 8월 24일에 창립됐다. 쿠시다 교수를 비롯해 2011년 처음으로 통합 논의가 시작돼 통합까지 무려 4년이 걸렸다. 

의료전문가와 연구원, 산업계, 환자들도 함께 행사에 참여한다.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나의 수면건강을 위한 활동을 등록하면 기록을 비교하고 활동을 잘한 사람들에게 상을 수여한다. 예컨대 자는 척하거나 깨어 있는 장면에 대한 사진을 찍으면서 세계 수면의 날을 축하하는 행사가 세계 각지에서 열리곤 했다. 

쿠시다 교수는 "세계 수면의 날에는 주요메시지를 담고 있다. 우선 건강한 수면은 단순히 수면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수면시간도 중요하고 끊기지 않는 수면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깊이 자는 숙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주요 메시지는 수면이 인간 건강에 중요한 축이라는 것이다. 쿠시다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라며 "수면은 일상생활과 밀접하고, 모든 장기의 건강이 수면건강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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