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상대가치 개편에 의료계 거센 비판...진찰료 빠지고 신의료기술 없는 일차의료 소외"

복지부 "진찰료 30~50% 인상하면 진찰료 규모 1조 넘어"...재정 순증 없이 일부 가산 제외해 외과계와 입원료 보상 강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재정 증가 없이 이뤄지는 정부의 3차 상대가치 개편 방향성에 대한 의료계 내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전체적인 틀에서 상대가치제도가 상대적으로 1차진료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11일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3차 상대가치 개편 방향의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종별 가산의 대대적인 폐지와 개편 ▲검체 및 영상 분야의 종별 가산 폐지 ▲내과·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의 입원료 가산 폐지 또는 개편을 통해 약 5000억원의 재정을 확보해 이를 외과계 및 입원료 보상 강화에 활용 등이다. 

특히 그간 3차 상대가치 개편의 핵심이었던 진찰료 인상 부분도 논의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한 전체 진료비 급증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복지부 조영대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대한임상보험의학회 주최 상대가치워크숍에서 "현재 진찰료를 30~50% 인상하면 진찰료 규모가 1조원까지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진찰료 인상만을 위한 재정 순증은 어렵다. 다만 미국 등 진찰료가 세분화된 국가처럼 심층진찰 시범사업은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진찰료 빠지고 파이 나눠먹기식 상대가치 개편…“근본 해결책 아냐”

의료계는 재정 순증이 없는 상태에서의 상대가치 개편은 무의미하며, 특히 저수가 구조상 일률적인 가산 폐지는 오히려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에 불리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종별 추정 원가보전율은 상급종합병원 84.2%, 종합병원 75.2%, 병원 66.6%, 의원 62.2%로 의료기관 규모가 작을수록 저수가 문제가 더 심각한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 김종민 보험이사는 "진찰료 부분이 빠진 것이 제일 아쉽다. 특히 외과계 정액수가(복강경 재료대) 인상분이 진단검사와 영상분야에서 뺀 것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재정순증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결국 정부 입장과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행위별 수가가 낮은 것은 인정하지면 빈도가 높다는 식의 결론이다. N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워낙 많다 보니 총 진료비로 따지면 낮지 않다고 하지만, 이를 소아과와 산부인과 등에 대입해 보면 N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현실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의료기술 없는 1차진료가 상대가치제도에서 소외

현행 상대가치 제도가 1차진료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임상보험의학회 김영재 부회장(의협 상대가치연구단장)은 "상대적으로 1차진료는 신의료 기술이 없다. 그러나 전문과의 신의료 기술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진찰료 밖에 없는 1차의료에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만성질환 관리, 예방진료 등 1차진료 진찰료에 상대가치 점수를 조정하는 등 진찰료 세분화 제도가 필요하다"며 "또한 모든 위원회에 1차진료 위원을 포함해 의료정책을 실시할 때 1차의료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진료비 증가를 최대한 줄이면서 진찰료 개편을 할 수 있는 '진찰시간 연동보상' 방안 도입을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제언도 나온다.  

현행 진찰료 점수를 토대로 진찰시간에 따른 상대가치 점수를 개정하는 방식이다. 진찰시간으로 보상체계를 개편할 경우 상대가치 총점을 고정했기 때문에 진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진찰료 보상체계 개편 도입 초장기는 5분단위보다 10분단위로 도입하는 것이 진료비 변화 폭을 줄일 수 있다"며 "초, 재진, 종별 구분 없이 진찰행위의 상대가치를 진찰시간에 따라 동일기준 적용 시 의료전달체계 정상화를 위해 종별 본임부담을 차등화해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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