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당정이 지난 23일 의사 4000명을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30일 청와대 에 회원들의 청원동의를 요청하는 등 지원사격을 하고 나섰다.
29일 ‘당정 발표 의사 4천 명 증원안 재검토를 부탁드립니다’ 청원을 작성한 예방의학 교수들은 의사 4000명 증원 재검토의 근거로, 먼저 우리나라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꼽았다.
이들은 “모든 시군구에 보건소가 설치돼 있고 보건소에 정규직으로 약 1000명의 의사와 약 5000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며, 세계가 주목한 K-방역 성공 기반이 공공보건의료체계로부터 비롯됐음을 강조했다.
이어 교수들은 “일방적 의사 증원보다 효과적 조직체계 구축이 바람직하다”며 “공중 보건의사를 군의관과 같이 지방보건 행정체계 내에서 역학조사관 및 필수의료 담당 의사로 활용하면 현재 증원하려고 하는 지역의사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원 교수들은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면 은퇴 의사를 활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개원가에서 은퇴하는 의사도 연간 약 500명이 넘는다”며, “노인이 많은 농어촌지역에서 주민과 소통하는 은퇴 의사를 보내주고, 대신 젊은 공중보건의사는 국가에서 필요한 지역의사와 역학조사관 등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병원의 의사 인력 수급문제에 대해서도 교수들은 “지역병원에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대학병원과는 다르게 급여 등 안정된 직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방병원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청원 내용에 대해 의협은 “학계, 의료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의사 인력을 증원하겠다는 당정의 발표는, 코로나19 진료에 여념없는 많은 의사들의 사기를 꺾었다”며 “의사수 증원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이러한 청원이 자주 등장할 수 있다. 이번 청원에 대한 의사 회원들의 관심과 청원동의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청원에 이름을 올린 교수는 고광욱(고신대), 김상규(동국대), 김춘배(연세대 원주), 김현창(연세대), 박윤형(순천향대), 박은철(연세대), 배종면(제주대), 윤태영(경희대), 이석구(충남대), 이성수(순천향대), 이혜진(강원대 병원), 임지선(을지대), 채유미(단국대), 황인경(부산대) 등 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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