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의협회장 "2037년 의사과잉 시대 온다…의대정원 증원 절대 반대"

집행부 반환점 회무보고 기자회견, 정부와의 유기적인 소통 강점으로 내세워...간호법도 비밀리 대안 마련

이필수 회장은 11일 '대한의사협회 제41대 집행부 반환점 회무보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이 의대정원 증가 주장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조만간 의사 부족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달리 2037년만 돼도 의사 과잉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왔다. 

그는 대한간호협회가 간호법을 본회의에 바로 상정시키는 이른바 '간호법 패스트트랙'을 막기위한 다양한 대책도 비밀리에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11일 '대한의사협회 제41대 집행부 반환점 회무보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필수 회장은 의대정원 증가 정책을 전혀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미 2020년을 기점으로 인구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는 시점에 조만간 필요한 의사가 넘쳐나는 '의사과잉'의 시대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지난 8일 관련 포럼에서 "5년 뒤부터 의사 부족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의사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과잉 시대가 온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김윤 교수의 해당 발언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관련기사=김윤 교수 "5년 뒤부터 의사 부족 본격화…장비 있어도 못쓰고 의사 월급만 천정부지될 것"]

이 회장은 "의대정원 증원은 정말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문제다. 이미 2020년부터 인구가 줄기 시작했고 합계 출산율이 0.8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이대로 가면 2037년엔 의사과잉의 시대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정책이 통과되고 2024년부터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해도 의대 6년, 전공의 5년, 군대 3년을 거치고 14년 이후에야 의사가 배출된다"며 "그러나 이미 14년 후 신입 의사가 배출될 시기엔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의사가 넘쳐나는 시기가 된다. 오히려 의대정원 확대로 인해 부작용만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필수 회장은 14년 후 신입 의사가 배출될 시기엔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의사가 넘쳐나는 시기가 된고 오히려 의대정원 확대로 인해 부작용만 생긴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접근성이 매우 높다는 점과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공공의대 신설 정책의 비용대비 효율이 좋지 않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외래진료는 전 세계적으로 비교해 봐도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이는 높은 의료접근성을 반증하는 증거"라며 "의대정원 확대는 비용 측면에서도 매우 비효율적이다. 의대를 새로 만들기 위해선 초기 설립 비용만 2000억원 이상이 들고 이후 교수 등 인력 초빙, 시설 투자, 유비 비용까지 합치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비용을 많이 들여 공공의대를 새롭게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에 공익적 역할을 하는 민간의료기관에 필수의료과를 두게 하면서 해당 인력과 시설에 지원을 늘리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며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단순히 정치적이거나 지역 현안에 따라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9.4의정합의 논의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필수 회장은 "2020년에 9.4의정합의를 하면서 코로나19 종료 이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했다. (코로나) 안정화 시기가 되면 신중히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내용을 정리한 내용이다. 

Q. 임기 절반에 대한 성적표 점수를 스스로 정한다면?

높게 정하면 거만하다고 볼 수 있고 낮게 정하면 '왜 그것밖에 못했느냐'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려운 문제다. 다만 자만하지 않고 실질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고, 임기 말에 41대 집행부가 정말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Q. 지난 임기동안 가장 잘한 부분은 무엇인가?

정부와 소통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만들때 옛날처럼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의협과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우리도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임기 후반엔 좀 더 눈에 보이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구체적으로 조세특례제한법 완화나 전문가 보복범죄 형량 가중, 반의사불벌죄 폐지, 필수의료살리기협의체를 통한 지원 확대 등 법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Q. 비대면진료 플랫폼과 관련해서 해외에선 공공플랫폼을 구축하기 보단 규제를 푸는 방식이 보인다. 이에 대한 견해는?

의료 분야는 국민 건강과 생명이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 산업적 측면보단 안전성, 유효성이 확보돼야 한다. 이게 장기적으로 국민들에게 도움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많은 플랫폼 우후죽순 나와서 문제점 많이 지적됐다. 플랫폼이 제대로 되기 위해선 공익적 기능이 꼭 필요하다.

비대면진료에 대해선 정보의학전문위원회에서 논의를 하고 있고 의료정책연구소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3차 연구결과가 곧 나올 예정인데, 결과가 나오면 검토 이후 시도의사회장, 대의원회 등과 컨센서스를 형성해 구체적인 대응 안건을 만들도록 하겠다. 
 
Q.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의 향후 운영 방향은?

한특위는 의협에서 매우 중요한 조직이다. 한방의 의과영역 침범과 각종 한방난임산업 등을 모니터링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집행부도 지역 한특위 등과 연계해 한특위가 보건의료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

Q. 간호법과 관련해서 13개단체가 연대하고 있다. 간호법 이외에도 연대가 계속될 수 있다고 보나?

간호법 저지 목적으로 모였다. 간협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단체가 간호법에 반대하고 있다. 보건의료계는 이제 특정 직역이 나서서 일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의 시대다. 의협은 그 가운데서 조정자 역할을 하고 단체들과 같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간협의 간호법 본회의 직접 상정(패스트트랙) 논의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관련기사=[단독] 간협, 간호법 통과 위해 '법사위 패싱'하고 '본회의 직접 상정' 준비 중​]

이 문제와 관련해 여야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복지위, 법사위 등 위원들과 대화하고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겠다. 실제로 지금 다 말할 순 없지만 다양한 대책과 실질적인 대안들을 준비하고 있다. 절대 회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

Q. 자율징계권과 의료계 자율정화를 위한 대안이 있다면?

자율징계권과 관련해선 회장이 되고부터 보건복지부와 정말 많은 얘기를 했다. 현재는 치과협회와 같이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해 전향적인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다만 이 부분이 수용되기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불법을 저지르는 일부 회원들을 엄벌하고 강력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 앞으로도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자율정화특별위원회 의결을 통해 중앙윤리위원회에 바로 회부하는 시스템도 확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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