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보호자가 먼저 치료해주지 않는다고 응급실 방화...자칫 큰 인명피해 발생했을 뻔"

병협, 응급실 안전한 진료환경 개선 TF 구성 촉구...소아청소년과의사회, 부산서부경찰서에 강력 처벌 요청 공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환자 치료에 불만을 품은 보호자가 부산대병원 응급실 바닥과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방화를 저지른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응급실에서 환자의 보호자가 음주를 한 상태에서 해당 환자를 먼저 치료해주지 않는다고 폭언과 난동을 일으킨데 이어 방화까지 일으킨 것이다. 24일 밤 9시 45분쯤 이뤄진 방화로 응급실 환자 18명과 의료진 29명 등 모두 47명이 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보호자는 큰 화상을 입었다. 

대한병원협회는 25일 즉시 성명서를 내고 "최근 경기 용인 소재 종합병원 응급실 상해사건의 아픔이 해결되기도 전에 불행한 사건이 또 발생해 유감"이라며 "응급실은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을 지키는 필수의료분야를 담당하는 장소임에도 방화·폭행·상해·협박 등의 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협은 응급실 내 범죄는 지난 참담한 사건들을 통해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병협은 "응급실 의료인 폭행에 대응하는 그동안의 대책들이 옳은 방향이었는지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라며 "24시간 응급실 현장을 지키는 보건의료인과 진료받고 있는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병협은 불철주야 아픈 환자를 돌보는 보건의료인들이 불안감 속에서 일하지 않도록 안전한 진료환경과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기존 대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근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조속한 시일내에 논의할 수 있는 ‘(가칭)응급실 안전한 진료환경 개선 TF’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범인이 행한 범행은 흉악무도하며, 정말 죄질이 나쁜 범죄"라며 부산서부경찰청에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죄인은 금방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수많은 환자가 있어 중환 순서에 따라 진료를 하는 응급실에서 단지 자신의 판단과 감정만으로 의학적 개입이 거의 필요하지 않았던 환자를 우선적으로 진료하라고 강요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에 불만을 품고 방화까지 했다"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는 지극히 이기적인 수준을 넘어,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다른 환자나 의료진의 생명과 안전에도 큰 위협을 주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했다"고 덧붙였다.

소청과의사회는 "수사당국은 환자 생명을 구하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공간인 병원에서 다수의 인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는 가장 흉악한 범죄인 방화를 저지른 흉악범에 대해 재판부가 법률이 정한 최고의 벌을 줄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 및 엄벌해 달라"고 강조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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