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3 억제제 엠파벨리, PNH 환자의 헤모글로빈 농도 정상화와 피로 등 삶의 질 개선 기대

호주 멜버른대 제프 저 교수 "골수기능이 저하된 환자서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결과 달성"

사진: 호주 멜버른대 로열 멜버른 병원 제프 저(Jeff Szer) 교수가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 엠파벨리 런천 심포지엄에 연자로 참여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발작야간혈색소뇨증(PNH) 성인 환자 치료를 위한 첫 C3 단백질 표적 치료제인 엠파벨리(성분명 페그세타코플란)가 장기간 연구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치료 결과와 양호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엠파벨리 치료는 기존 치료제인 C5 억제제와 다른 기전을 통해 헤모글로빈 수치를 개선하고 피로를 포함한 삶의 질 개선도 이뤄내며 PNH 치료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ICBMT)에서 엠파벨리 런천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심포지엄에서는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김진석 교수가 좌장을 맡고, 호주 멜버른대(University of Melbourne) 로열 멜버른 병원(Royal Melbourne Hospital) 제프 저(Jeff Szer) 교수가 연자로 참여했다.

저 교수는 '현재 치료의 미충족 수요와 PNH의 새로운 치료 옵션 - C3 억제에 대한 리얼월드 근거(Remaining unmet needs in current treatment and a new treatment option in PNH - Real world evidence for C3 inhibition)'를 주제로 발표했다. 

PNH는 혈관내 용혈과 C3b 매개에 의한 혈관외 용혈(EVH)로 인해 적혈구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지금까지는 C5 억제제가 유일한 치료 옵션이었다.

저 교수는 "현재 PNH 치료로 사용되는 C5 보체 억제제는 PNH 환자의 생존율을 향상시켰고, PNH 환자의 사망률에 크게 기여하는 혈전증의 위험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저 교수에 따르면 그럼에도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남아있다. C5 억제제는 말단의 보체를 억제함으로써 막공격복합체(MAC) 형성을 억제해 용혈을 해결해주지만 상위 보체 단백질인 C3b를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C3 매개 용혈까지는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PNH 환자에서 지속적인 빈혈과 수혈의존 및 삶의 질 저하가 나타난다.

저 교수는 "실제로 미국에서 연구된 자료를 보면 C5 억제제로 치료하고 있음에도 에쿨리주맙과 라불리주맙 치료를 받은 환자의 각각 88.6%, 74.7%가 피로하다고 보고했고, 54.3%, 43.7%가 숨가쁨 등의 증상이 남아있다고 했다"면서 "같은 아시안인 일본의 사례를 봐도, C5 억제제를 치료받는 환자의 81.4%가 수혈을 한적이 있으며, 혈뇨, 두통, 복통 등 증상이 남아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저 교수는 엠파벨리에 대한 장기 연구 데이터도 소개했다. PEGASUS 임상시험은 에쿨리주맙과 엠파벨리의 직접비교(head-to-head) 연구로, 48주간의 장기간 효과 및 안전성을 연구했다. 4주간 병용투여 후 16주간 엠파벨리군과 에쿨리주맙군으로 나눠 투여했고, 16주차에 1차 평가변수를 분석한 뒤 에쿨리주맙군을 엠파벨리군으로 전환해 48주까지 연구를 지속했다.

연구 결과 엠파벨리 투여군에서는 16주차에 환자의 85%가 수혈을 중단했고, 평균 망상적혈구수 감소, LDH 감소, 피로감(Facit-Fatigue) 점수 개선을 보였다. 이는 48주차까지 유지됐다. 안전성 측면에서 수막구균 감염은 없었고, 치료제와 관련된 사망은 보고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양호한 안전성이 입증됐다.

3년까지의 PEGASUS 연장연구(C5 억제제로부터 전환)와 2.5년간의 PRINCE 장기간 연구(보체 초치료 대상)에서도 주요 지표인 헤모글로빈 수치, 망상적혈구 수치, LDH 수치, 빌리루빈 수치등이 마지막 연구 시점까지 유의미하게 개선되고, 유지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저 교수는 골수기능(Bone marrow function)이 떨어진 환자를 별도로 확인한 후향적 분석을 강조했다.

저 교수는 "PEGASUS와 PRINCE 연구에서 엠파벨리 치료 중 평균 헤모글로빈, LDH, ARC 수치는 골수 기능이 저하된 환자와 저하되지 않은 환자 모두에서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면서 "환자 대부분 두 시험 모두에서 골수 기능에 관계없이 수혈중단을 달성했다. 골수기능이 저하된 PNH 환자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결과를 달성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에쿨리주맙 또는 라불리주맙을 통한 효과적인 C5 억제는 주로 혈전증 위험 감소로 인해 생존율을 개선했지만, 헤모글로빈 농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엠파벨리는 혈관 외 용혈 환자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개선할 수 있다"면서 "PNH 환자는 재생불량성빈혈병력이 있거나 골수 기능이 저하된 경우를 포함해 엠파벨리 치료를 통해 혈액학적 및 임상적 매개변수의 개선을 경험할 수 있다. 엠파벨리를 사용하는 환자에게 돌발성 용혈(BTH)이 발생할 수 있으나 현재는 여러 방법으로 관리가 가능하며, 현재 PNH 치료의 새로운 목표는 헤모글로빈 농도의 정상화와 특히 피로를 포함한 삶의 질(QoL) 개선이다"고 말했다.

한편 엠파벨리는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 소비(Sobi)의 신약이다. PNH 치료제 최초로 혈관 내 용혈과 혈관 외 용혈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약제로 미국, 유럽, 호주, 일본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허가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3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속심사 대상(GIFT)으로 지정받았고, 올해 4월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았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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