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영 원광의대 학장 "제자들 앞에 설 면목 없다...학장단 총사퇴"

"대학본부, 의대 학장단 반대에도 93명→186명 2배 증원 신청…어떻게 봐도 불가능한 교육 환경"

 
원광대병원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원광대 의과대학 학장단이 대학 측의 일방적 증원 신청에 반발해 단체로 사퇴했다. 원광대 대학본부 측은 의대정원을 현재 93명의 2배인 186명으로 증원해 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광의대 이문영 학장은 5일 메디게이트뉴스에 “대학본부에서 의대교원 및 전공의,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하고 의대정원을 교육 여건과 상관없이 무리하게 증원 신청했다”며 “이런 상황을 막지 못한 의대 학장단은 책임을 통감하며 오늘부로 전원 보직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학장은 전날(4일) 늦은 시간까지 대학본부 보직자들과 최종 증원 신청 규모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원광대 본부는 1차 조사에서 제출한 숫자(57명)보다 추가 증원을 결정하고 이문영 학장에게 동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장은 이날 오전 교수들에게 보낸 단체 메시지에서 “1차 증원 시기엔 대학 측이 교육부의 조사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한 점, 증원 후 교육 환경의 대폭적 개선과 지원을 약속한 점, 최대 150명 정도의 교육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대학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동의를 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1차 조사가 끝나고 대학들이 말도 안 되는 숫자 써내기가 드러난 이후 정부의 어불성설 접근에 호응하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회의 마지막 순간까지 1차 신청 숫자 이상으로 신청하는 것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며 추가 증원 신청 시 학장단 전원 사퇴 불사도 피력했다고 덧붙였다.
 
이 학장은 또 “우리 대학도 전북의대만큼 정원을 늘리고 전북만이 아닌 전국의 의대와 어깨를 견주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봐도 가능해 보이지 않는 교육환경 조성과 무엇보다 지금도 돌아오고 있지 않은 학생, 전공의들 앞에 설 면목이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정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2025학년도까지 지난해보다 최대 1250명 늘어난 총 3401명의 의대 정원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교수들의 의견을 무시한 대학 측의 의대증원 신청에 학장들의 반발은 거세다. 강원의대 류세민 학장, 유윤종 의학과장은 이날 오전 대학본부의 대규모 의대증원 신청에 반발해 삭발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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