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로서 편안하고 건강한 치료 약 절실…파킨슨·치매·IIH·당뇨병 신약 연구 추진"

[바이오CEO 인터뷰] 펩트론 최호일 대표, 환자 삶의 질 향상 목표로 파이프라인 확장과 공동연구 추진 중

펩트론 최호일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대학교 때 화학실험 도중 사고로 자가면역질환을 앓게 된 펩트론 최호일 대표는 환자가 편하게 치료받을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약다운 약'의 부재를 실감하고 '코지큐어(COZYCURE)' 치료제를 만들자는 목표로 회사를 설립했다.

이 같은 기업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생체물질인 펩타이드의 무한한 잠재력과 약물전달기술(Drug Delivery System)을 적용, 아직 실질적인 치료제가 없는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치매, 매일 약을 먹기 어려운 당뇨병 등의 신약개발에 한창이다. 

펩트론 최호일 대표는 최근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R&D 파이프라인에 대한 타임라인과 경쟁력, 공동연구·상용화 계획 등을 소개했다.

현재 펩트론의 연구 인력은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최 대표를 중심으로, 생산본부 이병인 총괄, 임상·개발 신화연 총괄, 사업개발을 책임지는 정진경 총괄 등 총 88명으로 구성돼 있다.

R&D 연구조직은 크게 연구본부와 DDS연구센터로 나뉜다. 연구본부의 디스커버리팀은 새로운 약효를 가지는 펩타이드 소재 발굴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비임상연구팀은 신약후보물질과 약효지속성 제형을 이용해 약동학적 평가 및 다양한 효력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DDS연구센터는 지속성 제형의 개발 및 분석, 생산 공정 개선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생산본부는 임상 시료 생산·공급, 분석연구팀은 QC 분석과 안정성 시험, 분석법 확립 등을 시행한다.

지난해와 올해는 매출 대비 연구비가 400%인 반면, 지난 2019년에는 17430.32%에 이르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이를 통해 펩트론은 연구시설 확장과 GMP생산 공장(오송 바이오파크) 등을 마련, 보다 대규모의 연구·생산이 가능해졌다.

연구 인프라 대대적 확장과 핵심기술 확보로 R&D 파이프라인 강화 추진
사진 = 펩트론 오송공장(바이오파크) 내부 모습.

이 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펩트론은 파킨슨병 치료제(PT320)와 항암항체 치료제(PAb001)를 비롯해 두개내고혈압(IIH) 신약(Presendin), 전립선암치료제(PT105), 당뇨병 및 비만 치료 장기지속형 제제(PT400 series) 등의 R&D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펩트론의 핵심 기술인 스마트데포 약효지속성 기술을 적용한 사례는 PT320, PT105, PT400 series등이 있다. 국내외 대형제약사와 바이오텍들도 장기 지속형 기술을 토대로한 신약들을 개발 중인데, 이와 비교했을 때 펩타이드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매일 약을 챙겨먹어야 하는 환자의 수고로움을 덜고 활기차고 편안한 생활이 가능한 코지큐어를 만들기 위한 핵심 기술이 자사의 스마트데포다. 여기에 높은 안정성과 효능, 낮은 부작용의 특성을 가진 펩타이드를 적용해 차별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라며 "펩타이드의 짧은 반감기 문제 역시 스마트데포 서방형 기술을 활용해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가 개발하는 주사제는 액체, 동결건조 등의 제형과는 다른 드라이파우더(Dry powder)  형태"라며 "초음파 분무건조 시스템을 통해 생체 친화적인 PLGA 폴리머를 이용해 균일한 크기의 미립구를 제조, 1~6개월까지 약물 방출 기간을 조절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이 같은 기술을 적용한 파이프라인 중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파킨슨병 신약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이는 이르면 올해말 임상2상 투약을 종료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펩타이드 물질인 엑세나타이드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부족으로 발병하기 때문에 엑세나타이드를 통해 레보도파(도파민 전구체 역할) 형성에 관여하는 타이로신을 활성화시키는 기전"이라며 "스마트데포로 2.8시간에 불과한 엑세나타이드 반감기의 방출 패턴을 조절해 투여 빈도를 2주 1회 정도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높은 뇌혈관장벽(BBB) 투과 효율을 보일 뿐 아니라 파킨슨병 중에서도 예후가 가장 좋지 않은 레보도파 유발 이상운동증(Levodopa-Induced Dyskinesia)에서 중증 발전을 막는 기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총 5개 기관 환자 100명에 대한 투여를 거의 마무리한 단계로 올해 말 2상 종료 후 내년 결과 분석 후 임상3상 또는 라이센싱 아웃을 계획하고 있다. 

IIH 신약 먼저 글로벌 진출…해당 경험 바탕으로 파킨슨병 신약 조건부허가 도전 예고
 
표 = 엑세나타이드 효과 모식도(펩트론 홈페이지 갈무리).

파킨슨병 신약의 상용화는 오는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적정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인만큼 글로벌 3상 임상을 돌입하면서 동시에 조건부허가를 통한 판매를 검토 중이다. 최 대표는 "의사, 환자들의 요구(니즈)가 매우 큰 약물이다. 이보다 먼저 상용화를 추진하는 IIH 신약(Presendin)의 글로벌 경험을 토대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EMA) 승인에 도전하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IH 역시 별다른 치료제가 없어 두개 내압을 낮추는 수술이나 증상 완화제에 의존하고 있는 질환으로, 현재 펩트론은 해당 질환의 신약(Presendin)에 대해 호주 인벡스(Invex Therapeutics Ltd)와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하고 허가용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가장 빠른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양사 계약에 따라 완제의약품(DP)의 생산과 국내 독점 사업화 권리를 갖는 펩트론은 오송 바이오파크를 통해 3상 임상 시료와 의약품 생산 공급 등을 시작한다. FDA는 허가 전 제조공정과 품질관리에 대한 조사를 시행하는 데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파킨슨병 신약 글로벌 허가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또한 장기지속형 기술을 접목한 전립선암치료제 루피어데포 주 역시 대웅제약과의 계약 만료 후 펩트론이 자체 생산을 하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모델로 변경, 생물학적 동등성 임상을 수행 중이다. 국내 개발 후 글로벌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비공개 계약으로 파트너사도 확보된 상태다. 해당 약제는 타사 제품 대비 주사 투여량 감소, 제품 포장 감소 등으로 편의성과 운반·보관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며, 오는 2023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당뇨병, 비만 등 GLP-1의 1개월 지속형제제(PT400) 신약을 개발 중이며, 중국과의 판권계약으로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예상되는 삼중음성유방암 항암항체 치료제(PAb001)에 대한 추가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최 대표는 "국내 임상은 파킨슨병처럼 약물사용을 하지 않은 환자가 많아야 유리하다. 유방암의 경우 초기부터 항암제를 투여한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임상이 쉽지 않다"면서 "반면 중국은 매년 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가 300만명씩 나오기 때문에 임상이 매우 빠르게 이뤄질 수 있어 중국 업체(Qilu)에 MUC1를 타겟하는 항암항체신약을 기술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매우 빠르게 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펩트론은 해당 판매수수료를 받는 것 외에도 추가로 CAR-T, NK 세포 등의 유전자세포치료제 프로젝트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라이센싱 계약(Deal)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공동연구' 적극 추진해 바이오텍 한계 넘는다…바이오산업 성장하려면 인력난 해소 필수"

펩트론은 당뇨병치료제,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활용할 방법으로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일환으로 최근 하버드대와 알츠하이머 치매에 대한 효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미국, 대만, 이스라엘 연구팀과는 외상성 뇌손상(TBI), 다계통위축(MSA) 등에 대한 비임상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 중이다.

최 대표는 "성장판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퇴행성 질환과 만성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새로운 신약 파이프라인들은 앞으로 공동연구, 오픈이노베이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임상 시간 단축, 인력 보완 등을 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24년간 펩타이드와 장기지속형 모델을 바탕으로 바이오산업에 종사해온 최 대표는 여타 바이오텍 대표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바이오 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전문인력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를 구상한 후 교육시스템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K-바이오산업의 미래가 어두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 대표는 "바이오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연구자는 물론 생산인력의 절대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교육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혁 없이는 바이오생태계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바이오를 국가 기반산업으로 키우려고 한다면, 지방대, 전문대는 물론 고등학교 5년제를 시행해 기술 중심의 수업과 실습하는 방식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펩트론 최호일 대표

연세대 생화학(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LG화학 바이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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