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 엔데믹으로 감기약 등 상비약이나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이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 PCR 진단키트, 코로나백신 등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22년 제약바이오기업 매출 1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차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2022년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91% 증가한 3조13억원, 영업이익은 83% 오른 98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주 확대와 공장 가동률 상승, 삼성바이오에피스 100% 자회사 편입에 따른 외형 확대 등에 기인하다.
별도 기준 역시 매출 2조4373억원(+55%), 영업이익 9681억원(+80%)에 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을 투자, 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 등 3대 축 중심의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제2바이오캠퍼스를 통한 생산능력 확장을 추진하는 한편 CDO(위탁개발) 사업 강화, 항체약물접합체(ADC)·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9463억원,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231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엔데믹 전환에도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연매출 2조원대를 유지했다.
2022년 연결재무제표 잠정 기준 매출액은 2조9300억원, 영업이익(세전이익)은 1조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1%, -9.4%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오미크론,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재택진료 전환, 의료기관 내 신속항원 검사 증가에 따라 높은 수익을 얻으면서 하반기 엔데믹 여파에 따른 감소세를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가진단키트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 대만, 일본에서의 대량 수주와 STANDARD M10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 2021년 대비 다양한 권역의 매출로 인해 우수한 실적을 유지했다.
다만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올해 자가진단키트 매출 급감을 고려해 실적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자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일환으로 최근 미국 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Meridian Bioscience), 파나마 소재 유통사 미래로(MIRERO Corp.)를 인수했으며, 연내 최소 10개국에 대한 직판 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반면 같은 진단키트 회사지만 보건소, 일부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PCR 검사 제품을 판매해온 씨젠은 엔데믹 직격타를 맞았다.
씨젠의 2022년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7.7% 감소한 8534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70.6% 하락한 1959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 역시 -66.5% 감소한 1799억원이었다.
씨젠은 "4분기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방역 규제를 더욱 완화하면서 전년 대비 코로나19 진단시약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감소했다"면서 "그럼에도 호흡기질환(RV),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비코로나(Non-Covid) 제품 매출이 이를 상쇄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4분기 시약 매출 중 비코로나 제품 비중이 53%, 코로나 제품 47%로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비코로나 매출이 코로나 매출을 넘어섰고, 장비 부문에서는 4분기말 누적 기준으로 증폭장비 5429대, 추출장비 2828대를 설치해 분자진단을 위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2022년 역대 매출 달성에도 불구하고 라이벌인 삼바에 매출 1위자리를 내줬다.
셀트리온은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 2조2839억원, 영업이익 6471억원, 영업이익률 28.3%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0.6%가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CMO 관련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성장하면서 실적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램시마IV의 미국 점유율 증가와 신규 제품 출시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케미컬 의약품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셀트리온 측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일부 감소한 것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램시마IV의 매출 비중 증가, 진단키트 관련 일시적 비용 발생에 의한 것이다. 진단키트 관련 일시적 비용을 제외하면 연간 3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2022년 매출액 1조9722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은 2289억원, 당기순이익 1472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수익성 높은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형) 유럽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맙) 유럽 매출 본격화, 성장시장 내 제품 판매 확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4.8% 올랐으며 영업이익률도 전년보다 개선된 1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시적 성격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를 제외한 실적을 비교하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4%로 크게 증가했다.
유한양행은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유한양행의 2022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5.2% 상승한 1조7758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25.9% 감소한 360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8.6% 하락해 906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측은 "감기약, 일반약 등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매출 증가가 이어졌으나, 연구개발비 증가와 라이선스 수익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1.3% 증가하면서 1조7113억원에 달했다. 별도기준 매출도 1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94억원으로 집계됐다. R&D 확대 기조를 이어가면서 경상개발비는 전년대비 31.0% 증가한 1913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 측은 "글로벌 사업의 확대, GC셀 등 연결 대상 자회사들의 성장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특히 처방의약품 부문에서 주력 제품인 헌터라제 매출이 3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종근당·한미약품 사상 최대 실적 기록…동아쏘시오 분사 후 1조클럽 재입성
종근당 역시 주요 품목들의 성장 지속에 따라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10.8% 상승한 1조4883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 매출액은 1조4723억원이다.
영업이익도 16.0% 증가한 1099억606만원을,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은 전년대비 20.6% 오른 971억6507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88.8% 급증한 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 성장에 대해 종근당 측은 "주요 품목들의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2022년 연결기준 창사 이래 역대 최대인 1조3317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 신약 라이선스 계약 성과를 냈던 지난 2015년 당시의 1조3175억원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대규모 신약 성과 없이도 최대 실적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1570억원, 순이익은 957억원으로, 각각 25.2%와 17.4% 성장했다. R&D에는 매출의 13.4%에 해당하는 1779억원을 투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7891억원의 원외처방 매출을 달성하며 5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국내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 한 제품으로만 1403억원의 처방 매출을 달성했고 한미의 대표 복합신약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는 1305억원의 합산 처방 매출을 기록하는 등 100억원대 이상 블록버스터 제품을 18종 배출했다"면서 "이번 실적은 자체 개발 제품 기반의 성장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연결 기준으로는 매출 1조2801억원, 영업이익 958억원, 순이익 761억원을 기록했다.
개별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0.1% 상승한 1조1613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0% 상승한 106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3.9% 상승한 80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출시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의 시장 안착, 자사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수출 호조 속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전문의약품(ETC) 부문 매출은 전년(7780억원) 대비 6.1% 상승한 8255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2022년도는 자체 개발 신약 펙수클루의 출시 및 시장 안착, 엔블로정의 신약 품목 허가 취득 등 2년 연속 신약 개발의 결실을 안으며 대웅제약의 R&D 저력을 확인한 한 해였다"며 "올해 펙수클루, 엔블로, 나보타 등 자체 개발 트로이카를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에스티 분사 후 다시 1조클럽을 수성했다.
지난 2011년 제약업계 최초로 연매출 1조원(연결 재무제표 기준)을 넘어선 동아제약은 2013년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하며 동아쏘시오홀딩스로 사명을 바꿨다. 이와 함께 전문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동아에스티와 일반의약품·의약외품 중심의 동아제약을 신설,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이후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주요 자회사 고른 성장으로 10년여만에 다시 1조클럽에 입성했다. 실제 2022년 매출액은 연결기준 전년 대비 14.9% 증가한 1조131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2021년 지분법으로 반영되던 에스티젠바이오가 2022년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된 것은 물론, 신규 인프라 확보와 R&D 추진, 원가율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6% 감소한 378억원, 순이익은 전년 대비 -55.4% 감소한 270억원에 그쳤다.
주요 자회사별로 보면, 일반의약품 전문회사인 동아제약은 ▲박카스 사업부문 ▲OTC(일반의약품) 사업부문 ▲생활건강 사업부문 등 전 부문 실적이 개선됐다.
광동제약은 아직 공시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이미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1조517억원을 기록하면서 1조클럽에 안착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7.2% 감소한 270억원이었으며, 당기순이익은 44.6% 증가한 195억원이었다.
HK이노엔·보령 등 향후 1조클럽 입성 가능성 ↑
한편 무서운 상승세로 올해 1조 클럽에 입성할 국내사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4.2% 상승한 8465억원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신약 케이캡을 필두로 한 전문의약품과 숙취해소제(컨디션), 뷰티부문(비원츠, 스칼프메드)의 고른 성장에 따른 것으로, 영업이익도 4.3% 상승한 525억원을 기록했다.
의약품 시장 세계1위 국가인 미국에서 케이캡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위 국가인 중국에서는 지난해 비급여 출시에 이어 올해 보험적용의약품으로 등재돼 시장 확대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지주사인 한국콜마 매출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해 올해 안에 1조클럽 입성이 가능성이 농후하다.
보령(구 보령제약) 역시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이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2년 매출이 전년대비 21% 성장한 7605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자체 사업실적으로도 창사 이래 신기록을 경신했다. 별도 제무재표 기준 매출 7221억원, 영업이익 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 20% 성장했다.
지난해 일동제약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3.9% 증가한 6377억원, 별도기준 역시 증가세가 이어져 6358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영업손실 폭은 전년보다 더욱 증가했다. 지난해 일동제약의 영업손실액은 전년대비 -32.3% 역성장한 -734억8114만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 역시 적자난이 이어졌다. 2022년도 당기순손실액은 -1428억7595만원으로 전년대비 -41.5% 감소한 수치다.
일동제약 측은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 등 연구개발비(R&D) 증가로 인해 영업 이익이 감소했다"며 "전환사채 평가 손실 등 영업 외 손실 발생으로 당기 순손실 폭도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7.1% 증가한 6353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전문의약품(ETC)와 해외사업, 의료기기·진단사업 등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매출 확대와 기술수출 성공에 따른 수수료 증가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이 2배 급증했다.
반면 지난 2021년 매출 9000억대, 2022년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공 등으로 1조클럽 입성이 예상됐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엔데믹 전환에 따라 매출이 반토막났다.
실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2년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0.8% 감소한 4567억2587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전년대비 75.7% 감소한 1150억1362만원,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 역시 70%가까이 빠진 1417억3318만원이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65.5% 감소한 1224억5195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들어서면서 AZ 백신 위탁생산(CMO) 종료, 노바백스 관련 이슈, 독감백신 생산 중단, 코로나 백신 매출 미흡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3분기까지 5508억원의 매출을 올린만큼, 무난히 2021년도 실적(7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앞서 1조클럽과 올해 예상 기업들과 달리 타 제약사 제품을 되파는 영업 방식에 집중하고 있어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등 적자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매출 역시 소폭 증가해 7000~8000억원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제일약품 측은 "연결대상이 온코닉테라퓨틱스의 R&D 투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자체 신약 개발에 집중하다보니 적자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현재 영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역류성식도염 치료제(JP-1366)를 비롯, 뇌졸중 치료제(JPI-289), 당뇨병 치료제(JP-2266) 등 신약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와 함께 개량신약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메디게이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