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 단체행동 사전 준비를 위한 병원별 노동조합 설립이 유보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7일 오후3시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의대생 국시 응시 관련 로드맵 등 안건을 의결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의대생 국시 응시에 대해 단기적 계획으로 의대생과 의협과 공조해 24시 대전협 한재민 회장이 진행한다는 임시총회 첫 번째 안건이 가결됐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단기 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재민 회장에게 국시 문제 해결의 전권이 위임되는 듯했으나, 한 회장과 일부 대의원들 사이의 쟁점은 따로 있었다.
이날 핵심 쟁점은 전공의 단체행동 사전 준비를 위한 병원별 노조 설립에 있었다. 한 회장은 이날 임총과 함께 노조 창립총회를 진행하고 사실상 병원별 노조를 통해 향후 단체행동 등 활동을 준비하자는 로드맵을 밝혔다.
한 회장은 "현재 전공의들의 단결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 노조를 통한 결집력 확보"라며 "오늘 창립총회를 열고 노동청 신고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11월 16일 노조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단체행동에 앞서 10일 이상 조정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17일부터는 각 병원 교섭권 신청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노조 설립을 서두르는 이유는 11월 말에 전공의 시험 일정이 있기 때문"이라며 "오늘 창립총회가 진행돼야 노조로서 병원과 교수님들에게 전공의들이 단결돼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조를 만드는 것이 어떤 메시지로 비춰질지 모르겠으나 노조는 향후 의정협의체에서의 강한 협상력과 혹시 있을지 모르는 단체행동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노조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에 공감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전공의들의 결집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 한정적이다"라고 주장했다.
한 회장의 발언에 이어 '의대생 국시 응시에 대해 단기적 계획이 충족되지 않을시 병원별 전공의 노조를 통해 병원별 단체행동을 계획한다'는 안건 의결과정에서 일부 대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진통을 겪었다.
이날 대다수 전공의 대의원들은 인턴 미배출 시 예상되는 전공의 수련과 근로조건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 활성화에 공감했다. 하지만 반대 측 대의원들은 박지현 전 회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기존 전공의 노조에 이미 8000명이 넘는 전공의가 가입돼 있고 노조 복수 가입이 불가한 만큼 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의대생들이 단체행동 자제를 요청했고 기존 전공의노조가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노조를 만드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 측 A대의원은 "현재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은 악수가 될 수 있다"며 "지금 노조를 만드는 것이 정치적으로 반정부적인 목소리로 비춰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찬성 측 B대의원은 "전공의들의 조직력이 우선이다. 당장 내년에 인턴이 배출되지 않게 생겼는데 준비된 병원은 하나도 없다"며 "이에 대해 노조를 통해 어떻게 대처하고 협상할지 논의해야 하는데 노조 설립 조차 막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이날 노조 창립총회를 개최하는 것과 관련해 치열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결국 새로운 노조 설립에 대한 시기적절성과 단체행동으로 인한 부작용 등 우려 등을 근거로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한편, 이날 현재 24기 대전협의 이사회 구성과 정기총회를 통한 인준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대전협과 비대위의 원활한 회무 진행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대의원은 "회칙에 따라 이사회 구성을 2주안에 밝히고 한 달 안에 정기총회를 개최해 이사회 구성안을 승인 받아야 한다"며 선결 안건을 요청했다.
이에 한 회장은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비대위가 아니라면 당연히 정규 일정을 진행하겠지만 상황이 시급히 돌아가 여유치 않다"며 "비대위가 정리되고 나면 적절한 절차를 거쳐 정총이 개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이번 안건은 집행부와 비대위 상황에 대한 치열한 논의를 거쳐 안건 제안자의 폐기요청 등 과정 이후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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