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에 의사면허취소법 사면초가…의협 강경 투쟁 '만지작'

“민주당의 독단 법안 처리 실망…전국의사 궐기대회, 지역별 궐기대회 등 파업 동력 확보 중”

지난 17일 ‘간호법 규탄 전국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간호법에 이어 의사면허취소법 통과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그동안 극단적 파업 등 강경 투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의협의 내부 분위기는 투쟁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호법안을 기습 상정해 여야 합의없이 의결했다.

이날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지난 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의 기습 상정과 의결의 절차상 문제를 언급하며 수차례 재심의를 요구했으나, 김민석 위원장은 위원장의 권한으로 축조심의를 거쳐 그대로 의결했다.
 
쟁점이 많았던 간호법이 법안심사소위에 이어 복지위 전체회의까지 일주일새 연이어 통과한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간호법은 이제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만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간호법에 더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의료인 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인 일명 '의사면허취소법'까지 통과 가능성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의사면허취소법이 여야 만장일치로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446일째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며 해당 법안을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하자는 주장을 내놨다. 또한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은 법사위에 의사면허취소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공식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간호법 뿐만 아니라 의사면허취소법까지) 처리를 하려고 하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최근 민주당이 의협과 관련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었는지, 섭섭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간호법이 쟁점이 많았고 아직 이견이 다 좁혀진 것도 아닌데, 일주일여만에 법안소위와 전체회의를 모두 통과하고 의사면허취소법까지 함께 통과시키려는 일들 모두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24명 복지위 의원 중 민주당이 15명이라 과반수 이상이다. 엄연한 다수당의 횡포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의협은 강경 투쟁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의사면허취소법에 대한 반대 입장은 여전히 굳건한 상황이고 향후 대처 방안을 내부 논의 중에 있다"며 "그동안 의협이 국회와 소통을 강조해 왔는데, 이런식으로 일방적으로 법안 통과를 강행하고 의료계를 압박하는 현 상황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의협 고위 관계자는 "상황이 좋지 않아지면서 투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에 이어 전국 의사 궐기대회, 지역별 궐기대회까지 예정 중인 상태다. 파업을 대비한 투쟁 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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