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릴리 이어 GLP-1 비만약 경쟁 대열 들어선 베링거·암젠의 전략은

베링거, 글루카곤/GLP-1 이중 작용제 2상 데이터 곧 공개…암젠, GLP-1 작용에 GIP 억제 결합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GLP-1 계열 약물이 기존 치료제 대비 낮은 위험과 강력한 효능에 힘입어 블록버스터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선두주자로 앞서가는 가운데, 다른 빅파마들도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최근 진행된 연간 실적 발표에서 글루카곤(GCG) 수용체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이중 작용제 프로젝트를 가능한 빠르게 3상 임상시험 단계로 진행시킬 것이라 언급했다.

베링거의 후보물질은 펩티드 기반 의약품 개발 전문 덴마크 바이오텍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로부터 라이선스를 도입한 BI 456906이다.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 연례학술대회(Obesity Week 2022)에서 발표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2상 데이터에 따르면 16주 치료 후 체중이 최대 9% 감소했다. 이는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1.0㎎의 오픈라벨 치료 후 관찰된 5.4%보다 높은 수치였다.

제2형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BMI ≥ 27㎏/㎡)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지난해 12월 완료해 데이터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46주차 위약 대비 체중의 백분율 변화다.

3월 열린 연간 실적발표에서 질랜드는 "베링거인겔하임이 향후 몇 달 내 이 임상시험 결과를 과학계와 공유할 계획이다"면서 "베링거인겔하임은 과체중/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보건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르면 6월 열리는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 과체중/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와 병용요법을 모색하는 1상 진행하고 있다.
 
사진: AMG 133의 1상 데이터(자료=암젠 IR 슬라이드)

암젠(Amgen)은 GLP-1 수용체 작용제이자 GIP 수용체(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receptor) 길항제인 AMG 133을 개발하고 있다. 항-GIP 항체 백본에 접합된 두 개의 GLP-1 작용제 펩타이드로 구성되는데, 이것이 체중 감소 및 기타 대사 매개변수 개선에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대상 데이터를 보면, 다중상승용량(MAD) 코호트 가운데 85일째 최저 용량(140㎎ Q4W)에서 -7.2%, 최고 용량(420㎎ Q4W)에서 -14.5%의 평균 체중(BW) 변화율을 보였다. 치료 기간 이후에도 상당한 수준의 체중 감소가 유지됐고, 대부분의 치료 관련 이상반응(TEAE)은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

노보와 릴리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으나, 데이터는 고무적이며, 월 1회 투여하는 치료제로 강점을 가진다. 다만 GIP 억제가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가 있고, 2상 임상시험에는 당뇨병 환자가 포함돼 이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암젠 연구개발 총괄부사장 데이비드 리스(David M. Reese) 박사는 당시 발표 자료를 통해 "AMG 133은 전임상 및 인간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특히 GLP-1 작용제와의 병용을 통한 체중 감량 전략으로 GIPR 억제를 강력하게 시사한다"면서 "AMG 133을 월 1회 투여한 임상 1상 결과, 체중 감소의 정도, 속도 및 지속성이 고무적이며, 2023년 초 임상 2상 연구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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