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은 세포 수준에서의 에너지 위기…미토콘드리아와 네크로시스 외길 미토이뮨의 강점은

[바이오 CEO 인터뷰] 김순하 미토이뮨테라퓨틱스 대표 "네크로시스 억제하는 구조 기반 플랫폼으로 무한대 확장가능"

사진: 미토이뮨테라퓨틱스 김순하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세포 사멸은 형태에 따라 1형인 아포토시스(apoptosis; 세포자멸), 2형 오토파지(autophagy; 자가소화), 3형 네크로시스(necrosis; 괴사)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아포토시스는 유전자에 의해 제어돼 세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2002년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ner), 존 에드워드 설스턴(John Edward Sulston), H. 로버트 호비츠(H. Robert Horvitz) 박사가 생체기관의 발생과 세포예정사(programmed cell death)의 유전학적 조절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아토포시스가 크게 각광받았다.

반대로 네크로시스는 외상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타의적으로 발생하는 세포의 죽음을 말한다. 이 때 세포 밖에서 안으로 물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세포막이 터지고, 내용물이 밖으로 나오며 주변 세포에 강력한 염증을 유발한다. 네크로시스라는 현상이 발견된 것은 오래됐지만 그동안 기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짧은 시간 내 세포가 터져 죽는 사고사이기 때문에 신호체계 등을 연구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네크로시스는 반드시 염증을 동반하지만 이를 관리할 수 없어 사람들은 약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미토이뮨테라퓨틱스 김순하 대표는 LG화학(구 LG생명과학)에 근무하던 중 당시 연구하던 'NecroX'라는 저분자화합물이 네크로시스를 제어하는 독특한 기능을 가진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모두가 아포토시스에 주목하고 있었던 2005년, 김 대표는 당시 기전에 대한 논문조차 하나 없던 네크로시스에 연구 인생을 걸었다. 이후 10년 넘게 네크로시스 연구에 매달렸다.

2018년 미토이뮨테라퓨틱스를 창업하고, 이듬해 LG화학으로부터 항염·항괴사 물질특허 및 용도특허 10건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2019년 4월 4개 기관투자자로부터 120억원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냈고, 올해 2월 11개 기관투자자로부터 27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는데 성공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김순하 대표를 만나 미토이뮨이 가진 핵심 기술은 무엇이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어떻게 사업을 전개해나갈지 들었다.
 
사진: 미토이뮨테라퓨틱스 주요 연혁. ⓒ메디게이트뉴스


병은 세포 수준에서의 에너지 위기, 그 핵심인 미토콘드리아에 주목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인 ATP를 생성하는데, 그 과정 중 활성산소(ROS)라는 부산물이 나온다. 활성산소 농도는 체내에서 유기적으로 조절되지만,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고, 이렇게 과잉생성된 활성산소에 의해 스스로 손상을 받게 된다. 또한 ATP가 잘 만들어지지 않고, 칼슘이 과량 축적된다.

NecroX는 활성산소와 칼슘의 축적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가진 저분자 화합물이다. 즉 미토콘드리아에 병변이 일어나 터지고 세포도 터져 죽는 네크로시스를 억제하는 것이다. 인돌(indole) 구조를 기반으로 하며, 김 대표 연구팀이 물질에 형광을 달아 세포안에 넣어본 결과 미토콘드리아에 잘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순하 대표는 "'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세포 수준에서 보면 세포가 병들어 기능을 못하는 것이고, 세포 기능에 가장 중요한 것은 APT 에너지다. 거의 대다수 병은 에너지 고갈로 오는데, 이는 세포 수준에서의 에너지 위기(energy crisis)다. 세포는 에너지 없이 기능을 못하는데,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이 미토콘드리아다"고 강조했다.

미토이뮨이 가진 핵심 기술은 'mitochondrial medicine/biology'와 네크로시스 매커니즘 2가지다. 먼저 찾은 물질을 바탕으로 거꾸로 연구해 툴을 가지게 됐다. 현재 가지고 있는 구조 기반 플랫폼은 네크로시스 억제 능력이 강력한 인돌 구조에 어떤 것을 붙이느냐에 따라 특허를 컨트롤할 수 있고, 원하는 화합물 타깃을 마음대로 넣을 수 있다.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두경부암 환자의 구강점막염 치료 적응증에 대한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고, 3월과 4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각각 혈액암과 두경부암 환자에서 구강점막염 치료 적응증에 대한 2상 IND) 승인을 받았다.

김 대표는 "5월 말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첫 번째 환자 투약에 들어간다. 방사선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을 받으면서 발생하는 구강점막염을 막는 것이 목표다"면서 "이어 6월에는 조혈모세포이식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구강점막염 적응증에 대한 첫 번째 투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 미토이뮨테라퓨틱스 연구소.


중장기적으로는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에 집중…내년 연말 IPO 계획

김 대표는 "중장기 전략으로 향후에는 중추신경계(CNS) 퇴행성 뇌질환에 집중할 예정이다. 알츠하이머, 루게릭, 파킨슨병과 조울증 등 뇌질환은 아직 약이 없는 마지막 남은 영역이기 때문이다"면서 "현재 임상으로 가고 있는 물질은 혈액-뇌장벽(BBB)을 3%밖에 통과하지 못하는데, 우리 연구소에서 연구하고 있는 BBB를 마음대로 통과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뉴런 세포는 태어나 증식도 하지 않고 오로지 기능만 하다 죽는다는 점을 꼽았다. 세포가 분열하지 않기 때문에 세포가 망가지면 그 자리가 그대로 비어버리고, 기능이 망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기능을 하기 위해 에너지가 매우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토콘드리아가 많고, 미토콘드리아가 망가지는 것이 병의 1차 요인이 되고, 네크로시스가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

세 번째 이유는 뇌가 산화스트레스에 매우 예민하다는 것이다. ROS는 대표적인 산화스트레스다. 김 대표는 국내 한 벤처회사와 2년 가까이 공동연구한 결과 현제 임상 단계로 가고있는 물질이 뇌에 3%밖에 들어가지 않음에도 알츠하이머 2개 모델에서 굉장히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올해는 임상수탁기관(CRO)을 통해 알츠하이머와 파킨슨, 루게릭병 등에 대한 동물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중 하나로 내년 연말에 퇴행성 뇌질환 임상 1상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5월 말 주관사 선정을 마친 뒤 내년 연초 기술성 평가를 제출하고, 연말에 기업공개(IPO)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토콘드리아 치료제는 현재 떠오르고 있는 분야로, 미토이뮨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에서도 선두주자다. 미토콘드리아 의학은 생명현상의 핵심이기 때문에 우리 외에도 향후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회사가 많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김순하 미토이뮨테라퓨틱스 대표

연세대 생화학과 학/석사
서울대 의과대학 면역학 박사
전 LG화학 바이오텍그룹
전 서울대 암연구소
전 스크립스 연구소
전 LG화학 신약연구소
현 미토이뮨테라퓨틱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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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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