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사 50.6% 폭언·폭행에 무방비 노출... 무리한 진료 및 처방 요구 잦아

대공협, 전국 공중보건의사 폭언·폭행 노출사례 조사 결과 발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23일 '전국 공중보건의사 폭언, 폭행 사례조사'의 결과를 발표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사는 지난 1월 11일부터 1월 16일 까지 온라인으로 실시 됐다. 

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설문은 환자 및 보호자를 포함한 제 3자로부터 폭언, 폭행 위협, 폭행에 노출되었는지 여부를 폭행 주체에 따라 구분해 응답하도록 했다"며 "동시에 심각한 사례에 한 해 별도의 설명을 기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공보의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공중보건의사 451명 중 무려 228명(50.6%)이 근무 중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제 3자의 폭언 및 폭력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보의는 "위 응답자의 대다수인 88.6%(202명)는 환자로부터 폭언을 들은 적이 있고 44.3%(101명)는 폭행 위협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며 "환자 보호자에게 폭언 및 폭행 위협을 받은 경우도 각각 65.8%(150명), 28.1%나 됐다"고 말했다.  

공보의는 "환자와 환자 보호자에 의해 물리적, 신체적 폭행을 당했다고 응답한 공보의도 각각 16명, 12명이나 됐다"고 덧붙였다.

대공협 서재덕 대외협력이사는 "어떤 상황에서 공중보건의사가 폭언과 폭행 위협, 그리고 폭행에 노출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며 "대다수는 환자 본인이 원하는 처방이나 처치가 이뤄지지 않을 때 폭언 및 폭행 등의 위해가 가해졌다. 의료법 위반에 해당하는 대리처방 등을 거부하는 경우 밤길 조심하라고 협박하며 고의적으로 진료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 이사는 "주취자, 정신질환자 등 심신 미약 상태에 있는 자가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경우도 많았다. 비교적 사회생활 경험이 적은 공중보건의사의 신분을 악용해 본인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가하는 경우는 물론 보복성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진료 시간이 아닌 때에 무작정 공보의의 개인 생활공간으로 들어와 진료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지역민의 건강을 위해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공협 송명제 회장은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지역민의 건강을 돌보며 의료의 빈틈을 메꾸는 공중보건의사의 절반 이상이 위협을 느끼며 일하는 현 상황이 심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공중보건의사를 포함한 모든 의료인은 환자의 아픔과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며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환경에서 환자의 건강을 무사히 지킬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과 직결된다. 폭력은 어떠한 상황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단순한 명제가 모든 의료 환경에 적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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