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른 의료를 누리고 있는가

[칼럼] 정재현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부회장·바른의료연구소 기획조정실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의료보험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칼럼 연재를 시작하며 

[메디게이트뉴스] 대한민국 국민들이 외국에 오랫동안 체류하거나 이민을 가게 됐을 때, 가장 불편해하면서 고국을 그리워하게 되는 것 중에 한 가지가 바로 '의료 서비스'라고 한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도 인정 받는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의료기관 이용이 가능하고, 의료기관의 접근성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심지어 대기 시간도 가장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이 보다 완벽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한민국보다 더 잘 사는 수 많은 선진국들은 왜 이런 완벽한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선진국들이 완벽해 보이는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을 따라 하지 못하는 이유,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따라 하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 명료하다. 선진국들이 봤을 때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은 국가 권력에 의한 국민들의 자유 제한이 필요하다는 점, 특정 집단의 과중한 노동이 시스템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점, 그리고 장기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는 점 때문에 따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 선진국들이 바라봤을 때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은 기형적인 형태로서 좋은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외국에서는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이런 의료 시스템을 가지게 됐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고, 외국에서 불안하게 보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왜 이런 형태를 유지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의료보험 제도의 역사와 진행 과정을 알아야 하고,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의료보험 제도의 특징과 이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문제점들까지 파악해야 한다.

의료 시스템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언제든 의료를 이용할 수 있게 하면서도 적정한 수준 이상의 의료의 질을 유지해야 하며, 의료 이용에 대한 적정한 비용 지불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렇게 상식적으로 누가 봐도 납득 가능한 의료 시스템이야말로 공정하면서도 바른 의료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바른 의료를 누리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우리는 바른 의료를 누리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의료보험 제도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고, 문제 해결 방안이나 대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를 알아보아야 하기에 이제 논의를 시작하고자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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