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3차유행 위협, 거리두기 3단계로 상향하고 코로나19 전용병원 가동하라"

'코로나19 관련 대정부 권고문 발표...방역→치료와 감염관리 중심 패러다임 전환, 민관협력 강화 주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일시 상향하고 방역이 아닌 치료와 감염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전용병원을 가동하고 민관협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가 1일 코로나19가 3차 유행의 조짐 상황에 따른 코로나19 관련 대정부 권고문을 발표했다.

의협은 첫째, 단기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서 3단계 일시상향을 고려해 줄 것을 권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나 '1.5단계', '2.5단계' 식의 세분화에 이어 '2단계+α' 와 같은 예외적 핀셋방역 적용으로 매우 혼란스럽다고 했다. 

의협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실생활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디까지 활동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확진자가 400~500명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제시한 2.5단계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국민은 자발적으로 외출과 모임을 삼가면서 사실상 3단계에 준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12월은 연말로 사회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시기이고 이틀 후면 국민적 행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또 수능 이후에는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많은 외부활동이 예상된다”라며 “최근의 감염 확산 상황까지 감안하면 12월 초중순 경 많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조기에 1~2주의 단기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유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둘째, 코로나19 관리의 패러다임을 '방역'에서 '치료와 감염관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협은 “확진자의 수를 줄이는 것보다 이미 감염된 환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사망률을 줄이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음압 중환자 병상을 확충하고 중등증, 경증, 무증상 환자에 대한 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의료기관에 집중돼야 한다”고 전했다.

의협은 “조기에 환자를 찾아내 관리할 수 있도록 보건소 등의 적극적인 확진검사 기능을 확충해야 한다. 의심 증상이나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셋째, (가칭)코로나 전용병원(코호트병원)의 지정과 가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미 올해 초 전담 병원을 지정해 코로나19 관련 진료만 시행했던 전례가 있으나 현재는 대다수의 기관이 지정 해제됐거나 지정돼 있더라도 일반진료를 함께 병행하고 있다”라며 “의료기관과 의료인의 입장에서 일반 환자에 대한 외래, 입원치료와 동시에 코로나19 환자를 함께 관리하는 것은 매우 큰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일반진료를 모두 중단하고 오직 코로나19와 관련한 환자만 전담해 치료할 수 있는 (가칭)코로나 전용병원(코호트병원)을 지정하고 이 병원에 인력과 자원을 아낌없이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 해당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 특히 중증 환자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머지 의료기관은 일반 환자의 비(非) 코로나19 진료에 주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정부가 고수하고 있는 일부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중환자 병상 확보와 제한된 병상에 대한 중앙의 적정성 평가를 통한 빠른 병상회전 전략은 중환자 치료의 현장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환자와 중등증 환자는 질병경과의 연속선상에 있으며 중환자실 입실이 필요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분하는 것은 몇 가지 기준을 통해 기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구보다도 환자의 경과를 이해하고 있는 의료진의 판단이 우선돼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교과서적인 기준보다 임상의의 경험과 판단이 더 존중돼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의협은 넷째, 민관협력의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 의료기관 지원과 의료인 보호 대책, 감염병 대응 진료체계수립 등에 있어 단순히 정부가 필요할 때 전문가를 부르거나 의견을 듣는 식이 아닌, 전문가 단체와 협치하는 방식의 진정한 의미의 민관협력이 간절하다. 또한 생성된 자료에 대한 분석과 연구, 그에 따른 정책 수립 역시 전문가 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의협은 “이미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의료계에서 민관협력 체계의 확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으나 1년이 다 돼가는 지금에도 여전히 모든 것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후에 통보하는 방식이 되풀이 되고 있다. 최근 감염관련 학회들의 대정부 권고, 중환자의학회의 성명서 발표의 배경에는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정부가 듣지 않는다는 답답함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의협은 “지난 9월4일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 여당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긴밀하게 상호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감염병 위기에서 이 약속들은 하루라도 빨리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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