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건강정보 어떻게 전달해야 하나…의대생들, 신상진 의원과 국회 정책세미나 연다

연세의대 학술소모임 ARMS, 보건의료인·다학제 전문가로 구성된 '국민건강지식센터' 설립 제안

사진: 연세대 의대 학술소모임 ARMS.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의과대학 학생들이 국회에서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왜곡된 건강 정보에 대해 비판하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정책 세미나를 개최한다. 

연세대 의과대학 소모임 ARMS는 오는 28일 국회의원회관 제 8 간담회실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상진 의원(자유한국당)이 주최와 ARMS 주관으로 '올바른 건강 정보 확립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연다고 밝혔다. 이 세미나는 검증되지 않은 가짜 건강정보를 유통하는 매스미디어, 소셜 인플루엔서, 운동사 등에 대응해 국민들에게 건강한 신체활동을 위한 표준지침과 체계적인 영양관리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정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20일 연세대 의대 학술소모임 ARMS 공동 회장을 맡고 있는 유석현(연세대 의대 본과 2학년)·신현호(연세대 의대 본과 2학년) 학생과 인터뷰를 통해 의대생들이 어떻게 국회에서 정책 세미나까지 열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연세대 의대 학술소모임 ARMS는 어떤 곳인가.

유석현: 학술소모임 ARMS는 'Advanced learning of Rehabilitation Medicine for Medical Students'의 약자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초기에는 운동을 취미로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여 재활의학, 그 중에서도 스포츠 재활 분야에 대해서 공부해보자는 취지로 만들게 됐다. 이후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과학적인 건강 정보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국민들의 건강정보 이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

신현호: 현재 학술소모임은 연세대 의과대학 학생들 10명이 참여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동과 식단 관리 방법, 잘못된 건강상식 교정 등을 제시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다.

- 국회에서 개최하는 정책 세미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유석현: ARMS는 의학의 길을 걷고 있는 학생들로서 국민들의 건강정보 이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선진 건강사회 구현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메시지를 사회에 던지고자 한다. 이를 공론화시켜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싶었다.

신현호: 국회에서 일하는 직원분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털어놨더니, 국회에서 공청회를 여는 것은 어떤지 제안을 해주셨다. 그리고 의사 출신인 신상진 의원님께도 연락이 닿게 됐다. 마침 의원님께서 우리 소모임의 활동을 좋게 봐주셔 국회에서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

- 부정확한 건강정보 유통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계기는.

유석현: 소모임에서 교내 바디빌딩 대회에 출전을 준비하면서 인터넷의 여러 건강, 운동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고 공부했을 때였다. 온라인의 정보 대부분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비과학적인 정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정보를 비판 없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현호: 만성질환 시대에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한 건강의 증진과 질환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에게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제공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법률과 정책을 찾아보다 국민건강증진법과 제 4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 2020)에 대해 알게 됐다. 문제의식을 공론화시켜 정부 정책과 제도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본 세미나를 기획하게 됐다.

- 연대 의대 학술소모임 ARMS는 다학제 전문가로 구성된 기존의 '서울대 의대 건강집현전'이 국민들에게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올바른 건강지식과 건강 신체활동 지침을 제공하려고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인 및 다학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생활건강지식센터(가칭)'를 설립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유석현: 서울대 의대 건강집현전은 제공하는 건강 정보가 어려워 의학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당연히 대중들의 이해도가 떨어졌다. 또 홍보도 잘 이뤄지지 않아 국민들이 존재조차 몰랐다. 사업의 공백 기간이 너무 길었고 절대적인 글의 개수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

신현호: 우리는 국민 건강증진 및 질병예방을 위한 국가차원의 로드맵인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아래에서 정부차원의 국가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보건의료인 및 다학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민생활건강지식센터(가칭)'를 설립 운영하는 것이다.

유석현: 가칭 '국민생활건강지식센터'는 국민들에게 올바른 건강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건강지식 전달의 컨트롤타워, 국민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다학제간 융합연구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증진센터 등과 다부처간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중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 올바른 건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의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유석현: 의사들은 개인의 업이 너무 바쁘고 수적 소수자이지만 집단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아 사회적으로 하나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기 매우 힘든 분위기다. 그러나 의사 개인이 집단에게 의견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의사 집단이 각각의 국민들에게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김연아나 박지성같은 스포츠 선수와 달리 절대로 한 명의 영웅이 모두를 끌고 갈 수 없는 직업이다. 반드시 모든 의사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5시간 거리에 있는 전국 최고의 명의가 아니라 자기가 아플 때 당장 5분만에 찾아갈 수 있는 의사다. 의사 모두가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국민들이 올바른 건강정보를 믿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신현호: 의대에서는 여러 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있어서 운동과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오랜 시간에 걸쳐 굳어버린 환자의 생활습관을 어떻게 교정할 수 있는 지 등은 알려주지 않는다. 결국 치료 과정에서 이러한 노력은 오롯이 환자의 몫으로 남겨지게 된다.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교정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뿐 아니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의사는 환자들의 의료정보 이해 능력을 길러 잘못된 건강 정보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고 스스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가.

유석현: 전문가는 자신의 권위가 자신의 분야 밖에서 영향력을 내는 것을 늘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인정하여 늘 조심하며, 환자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신현호: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의사가 있다. 꼭두 새벽에도 자신의 속옷을 환자의 피로 적셔가며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이국종 교수와 같은 의사가 있는가하면, 저개발국가에 소아마비 백신 공급과 AIDS 환자의 치료제를 보편화 하려고 했던 이종욱 박사와 같은 의사도 있다. 전쟁터와 같은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보듬는 의사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질병 이전에 건강을 지킨다는 굳건한 신념으로 사회를 보듬는 의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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